청계산 기도원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늦은 밤인데도 차가 많다. 내 앞을 달리는 자동차가 서면 나도 서야하는 상황이다. 신호대기로 오래도록 서있는데 앞차의 브레이크 불빛이 흰색이다. 후진 등이 켜진 것 같아 바짝 들이댄 내 불찰을 후회하면서 혹시라도 하는 생각에 "빵" 하고 한번 눌렀다.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앞에서 달리는 차는 브레이크를 밟을 때마다 빨강 등이 켜지는 것이 아니라 흰색 등이 켜지는 것이었다. 후진 전구를 브레이크 등으로 잘못 끼운 듯하였다. 전구가 나가고 급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나 보다라고 좋게 생각하다가도 차 하부에서는 스파크가 일어나는 것처럼 번쩍이는 파랑 불빛이 아스팔트를 비추는 것을 보면 마음대로 멋내기 젊은 운전자 인가보다 라고 생각을 했다.
"멋 부리기? 그래도 그렇지 자동차 불빛은 모든 운전자들의 약속인데,"
과천에서부터 그 앞차 때문에 집에 도착 할 때까지 신경이 쓰였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차가 우리 단지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저 웃기는 짬뽕, 우리 아파트 주민인가 본데....?"
주차를 시키면서 만나면 얼굴 좀 봐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왔으니 지하 엘레베이터를 타는 바람에 만나지는 못했다. 막 집에 들어섰는데 초인종이 울린다. 오라버니다.
"오빠 이 늦은 시간에...전화라도 하지 그랬어요...나도 지금 들어 왔구먼..."
"처가에서 사과를 몇 상자 보내왔는데 낮에는 시간을 비울 수 없을 것 같아서 지금 그냥 가지고 왔다."
오랜만에 동생 집에 왔는데 밤이 늦었다며 신발도 벗지 않고 사과 상자만 들려주고는 돌아서서 그냥 나간다. 주차장까지 따라가서 오빠의 차가 단지를 다 빠져나갈 때까지 개운치 않은 기분으로 손을 흔들고 서있는데 남편이 저쯤에서 대답하듯 손을 흔들며 걸어온다.
"왜 밖에 나와 있노...내 기다렸나?"
"올케언니 친정에서 사과를 가져왔대요. 오빠가 지금 갖다주고 갔어요."
"행님도 참...해마다 정성이다."
잠을 자려고 하는데 급히 돌아서서 가는 오빠의 모습이 떠오른다. 환갑 진갑 다 지나서까지 동생 집에 과일 상자를 나르는 오빠에게 오늘 잘 먹겠다는 말을 했나? 안 했나? 왜 개운치가 않을까?
순간 벌떡 일어났다.
길바닥을 향하여 스파크를 터트리며 미끄러져 가던 오빠의 차 뒤꽁무니....
"아니! 그럼 그 웃기는 짬뽕이 오빠?"
2007년 11월 11일 일요일
2007년 11월 6일 화요일
새롭게 하소서!
할렐루야!!
11월3일 방송된 벤쿠버에서 오신 시온 성가대 지휘자 정성자 권사님과 단원들의 방송을 보고 감명 받게 됨을 감사드립니다. 살아가는 동안 고령의 나이에도 하나님의 은혜로 목소리 높여 찬양할 수 있는 시온 성가대 단원들의 건강과 평안을 기도합니다.
저도 장애아를 둔 부모로서 동감하는 마음으로 방송을 보았습니다
하나님의 큰 계획하심이 있기에 믿음으로 극복해야 하는 줄 알면서도 그분처럼 저도 얼마나 많은 원망과 좌절을 하며 살았는지 모릅니다.
지금은 좋으신 하나님이 좋은 생각으로 채워주시고 마음의 평안을 주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정성자 권사님의 처지도 슬픔도 기쁨도 너무나 나와 같기에 더욱 동감하면서 방송을 보았습니다.
날마다 깨어서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동행을 체험 할 수 있도록 좋은 방송을 만들어 주시는 방송사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도 그래왔듯이 새롭게 하소서 프로가 힘들고 지친 영혼들에게 활력이 되고 선교의 역할을 잘 감당 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하나님의 큰 계획하심이 있기에 믿음으로 극복해야 하는 줄 알면서도 그분처럼 저도 얼마나 많은 원망과 좌절을 하며 살았는지 모릅니다.
지금은 좋으신 하나님이 좋은 생각으로 채워주시고 마음의 평안을 주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정성자 권사님의 처지도 슬픔도 기쁨도 너무나 나와 같기에 더욱 동감하면서 방송을 보았습니다.
날마다 깨어서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동행을 체험 할 수 있도록 좋은 방송을 만들어 주시는 방송사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도 그래왔듯이 새롭게 하소서 프로가 힘들고 지친 영혼들에게 활력이 되고 선교의 역할을 잘 감당 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옛날에 새롭게 하소서 북한을 돕는 프로였는지 고은아님 이영후님? 지금은 기억도 가물거리는 방송에 전화로 참여하여 유명한 영화 배우와 전화통화 했다고 아빠에게 자랑하던 우리 아이가 30살이 되었답니다. 세월이 참 많이 흘렀는데 다시 이 프로를 이끌어 주시니 정말 반갑고 감사합니다.
고은아 권사님, 임동진 목사님
늘,
항상 건강하세요.
고은아 권사님, 임동진 목사님
늘,
항상 건강하세요.
*
우리 아이도 하나님의 도구로 쓰임 받을 수 있도록 기도 해주세요.
우리 아이도 하나님의 도구로 쓰임 받을 수 있도록 기도 해주세요.
기독교 방송국 새롭게 하소서.
2007년 11월 2일 금요일
50이면 노인
노인 취업에 관한 아침 방송을 보았다.
2010년이면 10명중 4명이 50을 넘긴 노인들이 차지한다는 아나운서의 멘트와 함께 취업 준비하는 노인들의 교육 프로그램인지 단체 복을 입고 손을 앞으로 가지런히 모은 채 인사하는 연습 장면이 화면에 나온다.
딸아이에게 말했다.
2010년이면 10명중 4명이 50을 넘긴 노인들이 차지한다는 아나운서의 멘트와 함께 취업 준비하는 노인들의 교육 프로그램인지 단체 복을 입고 손을 앞으로 가지런히 모은 채 인사하는 연습 장면이 화면에 나온다.
딸아이에게 말했다.
"50이 넘으면 노인이라고 부른다...애, 어떻하니? 엄마도 노인이야!!"
아이가 깔깔대면서 웃는다.
인생 백년에 반을 훨씬 넘겨 살았다.
옛날에는 환갑이면 노인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나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50이나 60이나 그렇지만...
인생 백년에 반을 훨씬 넘겨 살았다.
옛날에는 환갑이면 노인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나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50이나 60이나 그렇지만...
새벽녘에 내가 좋아하는 어느 선생님 생신에 축하메일을 드렸더니 생일 축하는 일생에 두 번 돌 때와 환갑 때 두 번이면 족하다는 답장을 주셨다.
인생은 너무도 짧다. 백 년을 산다고 해도….
인생은 너무도 짧다. 백 년을 산다고 해도….
1오라버니 72
2오라버니 70
3오라버니 63
1언니 65
2언니 55
본인 53
육순(六旬) : 60세
회갑·환갑(回甲,還甲) : 61세
진갑(進甲) : 62세
미수(美壽) : 66세
칠순·희수(七旬·稀壽) : 70세
희수(喜壽) : 77세
팔순·산수(八旬,傘壽) : 80세
미수(米壽) : 88세
구순·졸수(九旬,卒壽) : 90세
백수(白壽) : 99세
회갑·환갑(回甲,還甲) : 61세
진갑(進甲) : 62세
미수(美壽) : 66세
칠순·희수(七旬·稀壽) : 70세
희수(喜壽) : 77세
팔순·산수(八旬,傘壽) : 80세
미수(米壽) : 88세
구순·졸수(九旬,卒壽) : 90세
백수(白壽) : 99세
2007년 10월 28일 일요일
가을 밤의 데이트
평소에 우리 부부를 아껴 주시는 남편의 선배 되시는 아주버니께서 그이와 함께 늦은 밤 집 문밖에서 나를 불러낸다. 들어 오시라 해도 얼굴만 보겠다며 밖에서 서성이는 그분을 뵈니 반가움에 눈물이 핑 돌았다. 극구 가시겠다는 형님을 따라나가 호프집으로 안내하고 6개월이 넘도록 뵙지 못한 그 동안의 안부 인사를 나누었다.
조금 여위신 모습이다.
일상의 이야기들...
고혈압 당뇨에 관한 이야기...
담배를 끊어야하는데 안 된다는 이야기...
그이 친구의 애인 이야기....
자녀들 결혼이야기...
이혼녀와 결혼한다는 친구 동생의 이야기를 각자 입장에서 말하며 축복해주어야 한다는 이야기...
나이가 나이니 만큼 건강이야기와 주변 결혼이야기가 많다. 언제까지나 젊음 안에 있을 줄 알았는데 아이들 혼인 걱정을 해야 할 나이에 와 있다니, 나이에 대한 서글픈 마음도 든다.
세월이 흐르는 물 같다더니 정말 그렇다.
말하는 도중에 그이 입에서 침이 조금 튀었다. 민망했던지 웃으며 한다는 말이 낮에도 가만히 있다가 침을 주르르 흘렸다는 말을 덧붙인다. 아마도 뇌파검사를 해보아야 한다고 형님 우스갯 소리에 폭소를 터트렸다.
'너 중풍 아냐?'
'침 질질 흘리고 다니면 어떻게 하지?'
'가슴에 손수건 달아 줄게요.'
'수건 달고 다니면 사람들이 뭐라 할까?'
각자 한마디씩 하는중에 가슴에 매달은 수건을 끌어다 침 닦아주는 시늉도하고 그렇게 웃었다. 핵심도없는 일상의 이런저런 뒤섞인 이야기들이 우리를 즐겁게 했다. 그이 친구 이야기를 하다가 '친구 아들 결혼식에 당신도 갔었나? 안 갔었나?' 우리는 불과 4년 전 기억이 희미해서 더듬거리다가 뷔페에서 피로연 음식 먹던 장면을 떠올리며 기억을 찾아냈다. 기억력은 자꾸 쇠퇴하고 이런 증상이 늙어 가는 모습일거다. 좋은 사람들과 마주하고 있는 짧은 시간 한 자락이라도 오래 붙들고싶다. 이렇게 만나서 웃음을 공유 할 수 있는 오늘은 Happy day다. 마음이 쓸쓸할 때 일 수록 자꾸 웃을 일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외로워서 웃고 아파도 웃고 노여워도 웃고 서운해도 웃었는데 어제 밤은 반갑고 즐겁고 행복한 웃음이 있으니 최고의 밤이었다.
조금 여위신 모습이다.
일상의 이야기들...
고혈압 당뇨에 관한 이야기...
담배를 끊어야하는데 안 된다는 이야기...
그이 친구의 애인 이야기....
자녀들 결혼이야기...
이혼녀와 결혼한다는 친구 동생의 이야기를 각자 입장에서 말하며 축복해주어야 한다는 이야기...
나이가 나이니 만큼 건강이야기와 주변 결혼이야기가 많다. 언제까지나 젊음 안에 있을 줄 알았는데 아이들 혼인 걱정을 해야 할 나이에 와 있다니, 나이에 대한 서글픈 마음도 든다.
세월이 흐르는 물 같다더니 정말 그렇다.
말하는 도중에 그이 입에서 침이 조금 튀었다. 민망했던지 웃으며 한다는 말이 낮에도 가만히 있다가 침을 주르르 흘렸다는 말을 덧붙인다. 아마도 뇌파검사를 해보아야 한다고 형님 우스갯 소리에 폭소를 터트렸다.
'너 중풍 아냐?'
'침 질질 흘리고 다니면 어떻게 하지?'
'가슴에 손수건 달아 줄게요.'
'수건 달고 다니면 사람들이 뭐라 할까?'
각자 한마디씩 하는중에 가슴에 매달은 수건을 끌어다 침 닦아주는 시늉도하고 그렇게 웃었다. 핵심도없는 일상의 이런저런 뒤섞인 이야기들이 우리를 즐겁게 했다. 그이 친구 이야기를 하다가 '친구 아들 결혼식에 당신도 갔었나? 안 갔었나?' 우리는 불과 4년 전 기억이 희미해서 더듬거리다가 뷔페에서 피로연 음식 먹던 장면을 떠올리며 기억을 찾아냈다. 기억력은 자꾸 쇠퇴하고 이런 증상이 늙어 가는 모습일거다. 좋은 사람들과 마주하고 있는 짧은 시간 한 자락이라도 오래 붙들고싶다. 이렇게 만나서 웃음을 공유 할 수 있는 오늘은 Happy day다. 마음이 쓸쓸할 때 일 수록 자꾸 웃을 일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외로워서 웃고 아파도 웃고 노여워도 웃고 서운해도 웃었는데 어제 밤은 반갑고 즐겁고 행복한 웃음이 있으니 최고의 밤이었다.
2007년 10월 25일 목요일
빈 깡통소리
오래된 남편 친구들의 부부동반 모임 날이었다.
40십대까지만 해도 모임에 나가면 부부끼리 나란히 앉아서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 모임의 나누는 화제도 공통이었다. 남편들과는 달리 부인들은 나이가 들쭉날쭉하다. 젊은 아내들은 남편과 나란히 앉아있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며 누군가 우스개 소리라도 하면 다같이 장난스럽게 웃곤 했다. 그러다 보니 부부다툼이라도 있은 후에 모임에 가는 날은 나란히 앉아 좋은 사이인 척 하다보면 돌아 올 때는 저절로 화해가 되어 있기도 했다.
그런데 거의 모두가 오십 줄에 서다보니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낀다.
그런데 거의 모두가 오십 줄에 서다보니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낀다.
일단 음식을 먹고 배가 부르면 여자들은 여자들끼리 모여 앉고 남자들은 남자들끼리 모여 앉는다. 오랜 세월이 흐르다보니 나이는 대충 숨어버리고 서로가 함께 늙어 가는 사이쯤으로 변했다. 나누는 이야기도 세월 따라 많이 변했다. 조금 나이가 연상인 부인들은 부끄러움도 없이 바지를 훌떡 다리 위까지 올리기도 하면서 퇴행성관절염이다. 디스크다. 다리는 점점 가늘어지고 먹는 것도 별로 없는데 허리만 굵어진다는 둥, 여기 저기 고장난 몸, 삐거덕거리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떠든다.
나이는 좀 연하지만 자녀들을 일찌감치 출가시킨 부인들은 외손녀가 더 예쁘다느니 친손자가 예쁘다느니, 아이 보는 할망구로 전락하는 것이 두려워서 평생교육원에 학생이 되었다느니 듣다보면 모두가 그 말이 그 말이다. 얼마 전 외손녀를 본 친구가 침이 마르도록 손자 자랑을 하는데 나는 아직 아이들이 출가전이라서 그런지 손자가 없어서인지 여자들 이야기는 지루하다. 유명 제과점에서 크리스마스에 먹을 호도 케이크와 70년 산 와인을 주문 받기에 1등으로 주문을 했다는 이야기, 올 겨울에는 따뜻한 나라에서 두 달 정도 보내고 봄이 되면 돌아올 예정이라는 젊은 부인들의 이야기 또한 나와는 동떨어진 이야기 같아서 재미없다.
남자들의 이야기를 슬쩍 커닝해서 들어보니 정치이야기를 넘어 요즘 화제의 여인 이야기로 넘어간다. 여자들을 나름대로 연구를 해 보았다며 머리스타일이 어떻고 옷차림이 어떻고 여자의 매력은 엉뚱한데 에서 보인다느니 여자들 쪽을 슬쩍 돌아다보면서 비밀스럽게 소곤거리기도 하는가 하면 이혼하는 연예인의 이야기까지 재미있게 말하며 웃고 떠든다. 몇 개월 전 이혼하고 젊은 아내를 맞아 재혼한 친구는 여자에 관한 무슨 대단한 지식이라도 깨우친 것처럼 농담을 섞어가며 열변을 토한다. 친구들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부러운 눈길을 주고받는 모습은 높은 지위에 있는 친구도 지식인도 별수가 없다.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잡담이 여자들 오십 견 이야기보다는 재미있었지만 남자들의 화제도 별로 흥미는 없다.
돌아오는 길 운전하는 남편의 다리를 만지면서 슬며시 물어보았다.
"재혼한 그 친구 너무 행복한가봐요. 목소리가 제일 크던데요...말도 많이 하고."
모임에서 웃고 떠들 때와는 사뭇 다르게 아무 말도 못 들은 척 한참을 침묵하다가 말문을 연다.
"열 가지 행복 중에 열 가지를 모두 잃고 한가지 새로 얻은 것인데 행복하다한들 아픔이 안 숨어 있겠나, 빈깡통 소리처럼 목소리만 큰 거다. 100년도 살아내지 못하는 세상 사랑하고 아끼면서 살기에도 너무 짧은데...그 녀석의 행복은 대체 무엇인지 내가 알 수는 없지만 ..."
점점 우리 사회는 빈깡통의 울림이 커져만 간다.
2007년 10월 17일 수요일
쑥부쟁이
자정이 넘어 들어온 남편 성화에 못 이겨 따라나선 낚시터의 밤은 춥기까지 했다. 동이 트고 저수지 뒤편 야산 자락에서 이슬에 옷이 축축하게 젖어드는 것도 모른 채 들꽃의 사진을 찍었다. 가을이면 산과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들국화 꽃 중의 하나 쑥부쟁이는 가지가 아주 많이 갈라지고 꽃도 가지마다 가득 피어나서 그 무게 때문인지 땅에 비스듬히 누워 자라고 있었다. 청색도 보라색도 그렇다고 분홍색도 아닌 적당히 섞인 듯한 빛깔의 아름다운 쑥부쟁이 꽃은 잎사귀도 꽃 모양처럼 길쭉하고 날씬하고 귀엽다. 그러나 뒤엉키고 구부러지고 쓰러진 채 꽃만 위를 향해 방긋 웃는 꽃송이는 왠지 얼굴만 뽀얗게 화장을 하고 몸은 단장하지 않은 여인의 모습처럼 몸매는 보지 말고 얼굴만 보고 예뻐해 달라는 외침이라도 하는 모양새다.
저 만치에 아침부터 술이 약간 취한 듯한 늑수구레한 남자가 기분이 좋은지 목청 높여 노래를 부른다.
'손대면 톡하고 터질 것 만 같은 그대 들국화라 부르리~~ 들국화~연정~''
쑥부쟁이가 들국화인 것을 알긴 아는지 가사까지 바꿔 오랫동안 서서 노래를 부른다. 무심코 쳐다보니 꽃 더미 위에 뜨끈한 오줌 줄기를 뿌리고있는 것이다. 시원한 진저리도 한번 친다. 노래를 끝내고서야 마지막 오줌 방울을 털어 내는 팔 흔들림이 멀찌감치 에서도 보인다. 나름대로 창피했던지 눈을 아래로 깔고 그 꽃 참 예쁘네? 하면서 내 옆을 지나쳐갔다. 들꽃을 보면서 마음이 싸~아 했다. 기분이 엉망일 것 같은 들꽃에게 아침 인사를 했다.
"쑥부쟁이야! 너 싸우나 했지? 너무 뜨겁진 않든? 인간 세상에서는 뜨거움을 즐긴 후에 '아~ 시원하다.'라고 말한단다. 너도 한번 해보렴."
낚시도구를 챙기는 남편에게 쑥부쟁이와 이렇게 아침인사하고 왔다고 열심히 수다를 떨었다.
"그으래...? 그래서 꽃이 뭐락하드나...?
"몰 라 요."
(사모님 버젼으로...)
'아~오늘 바람이 시원하다.'
2007년 10월 10일 수요일
오빠생각
막내 오라버니가 보고싶어서 모두 잠든 새벽시간에 주체 할 수없이 눈물이 흘렀다. 생활력이 없어지고 가끔은 가족들로부터 무시당하고 힘들어하고 일 을하고 있는 시간을 무척이나 즐거워하던 그 모습 너무 그립다. 오빠만은 내 마음을 알 것 같아서 더욱 그립다.
차에 기름이 떨어지면 움직이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 몸도 에너지가 떨어지면 멈춰버리고 만다. 에너지가 고갈된 지친 육신이 나를 힘들게 한다. 머리로는 무엇이든 다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무 것도 못하고 있다. 그 동안 살아오면서 남겨놓은 에너지가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으니 모두가 올스톱이다.
재충전을 해야한다고 충전의 시간이라고 재충전이 필요하다고 나에게 최면을 걸 듯이 스스로를 위로하지만 허무하게 흘러가는 시간이 너무 길기만 하다.
누가 말했나. 삶은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만끽하는 것이라고,
천천히도 걸음걸이를 시작해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만끽도 달리기도 첫발을 떼어야 가능한 것 아닌가.
마음만 급하다.
차에 기름이 떨어지면 움직이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 몸도 에너지가 떨어지면 멈춰버리고 만다. 에너지가 고갈된 지친 육신이 나를 힘들게 한다. 머리로는 무엇이든 다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무 것도 못하고 있다. 그 동안 살아오면서 남겨놓은 에너지가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으니 모두가 올스톱이다.
재충전을 해야한다고 충전의 시간이라고 재충전이 필요하다고 나에게 최면을 걸 듯이 스스로를 위로하지만 허무하게 흘러가는 시간이 너무 길기만 하다.
누가 말했나. 삶은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만끽하는 것이라고,
천천히도 걸음걸이를 시작해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만끽도 달리기도 첫발을 떼어야 가능한 것 아닌가.
마음만 급하다.
2007년 10월 7일 일요일
2007년 10월 6일 토요일
일용할 양식
내 귀에 들리는 음악이 왜 이다지 슬픈 것일까.
아니, 기쁨을 맛 본지가 그 언제였던가! 하나님은 무엇을 입을까,
무엇을 먹을까 근심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지만 나는 오늘도 무엇을 먹을까 걱정한다.
먹고 싶은 것도 마음대로 못 먹이다니 대체 나의 역할은 무엇인가.
나 엄마 맞아?
이렇게 아픈것은 뜻대로 살지 못한 벌이다.
오늘은 몸이 더욱 무겁다.
마음은 언제까지 무거울 것인가.
잠 속에 나를 가두고싶다.
자유하고 싶다.
아니, 기쁨을 맛 본지가 그 언제였던가! 하나님은 무엇을 입을까,
무엇을 먹을까 근심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지만 나는 오늘도 무엇을 먹을까 걱정한다.
먹고 싶은 것도 마음대로 못 먹이다니 대체 나의 역할은 무엇인가.
나 엄마 맞아?
이렇게 아픈것은 뜻대로 살지 못한 벌이다.
오늘은 몸이 더욱 무겁다.
마음은 언제까지 무거울 것인가.
잠 속에 나를 가두고싶다.
자유하고 싶다.
2007년 10월 5일 금요일
은행나무와 달팽이
지난해 가을 비바람이 휘몰아치며 지나간 다음날 아침 매일 나가던 걷기 운동이 망설여질 만큼 너무 쌀쌀했다. 10층에서 내려다보는 공원 은행나무 아래는 은행잎이 떨어져서 전체가 노랗게 보였다. 요즘은 공원이나 길가 가로수로 여러 그루의 은행나무가 심어져있다. 그 중에 제일 큰 은행나무 아래는 여름이면 더위를 피해 그늘에서 쉬기도 하고 가을이면 소일거리로 그곳에서 은행을 줍는다. 봄부터 그곳은 동네 다섯 분 할머니들의 아지트가 되었지만 그날은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비 한번 내리면 저 은행들이 많이 떨어질텐데..."
갑자기 은행을 줍던 할머니의 말이 생각나서 그곳에 가 보기로 했다.
둘째 아이 태몽이 생각난다. 살구나무 아래 탐스런 주홍색 살구가 땅이 보이지 않게 많이 떨어져 쌓여 있었다. 나는 광주리에 담아 큰 방안에 채웠다. 문도 열 수 없도록 채우고 작은 창문을 열고 그곳으로 방안 가득 천장까지 채웠다. 너무 흡족하고 행복했던 살구나무아래의 풍경은 떠올릴 때마다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그림이다. 그런데 은행나무 아래에 펼쳐져 있는 살구처럼 생긴 은행 열매의 실체를 보는 순간 태몽에 보았던 그 진풍경을 실제로 보는 느낌이었다. 혼자 보기 아까워서 딸아이에게 전화하여 와서 보게 했다. 태몽 이야기를 해 주었건만 별 흥미가 없는지 "이건 살구가 아니고 은행이잖아?"하며 그냥 웃으며 가버린다.
원산지가 중국인 은행나무는 화석식물로 침엽수 중에서 가장 미 진화 식물로 알려져 있다. 암, 수가 서로 마주 보아야 열매를 맺는 독특한 생리를 가지고 있어 사랑하면서도 함께 결합하여 살지 못하는 불행한 남녀에 비유하여 "은행나무 격"이라는 말을 쓴다고 한다. 은행열매의 모양도 숫컷은 세모꼴이고 암컷은 두모꼴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암수 구별은 잎 모양을 가지고 구별한다는 일설도 있다.
은행나무는 염분이 있는 토양이나 조 풍에는 약하지만 대기오염에 대한 저항성도 강한 편이며 수 체 내에 독특한 성분을 가지고 있어서 병에도 잘 걸리지 않고 해로운 해충도 없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유난히도 긴 역사를 지니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제주도 및 해변을 제외한 전국에 분포되어있으며 도시의 가로수로도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은행나무는 노거수가 많은데 그 중에서도 경기도 양평군 용문사에 있는 은행나무는 천년이 넘는 것으로 천연기념물 제30호로 지정하여 보호되고 있다. 나도 몇해 전 직접 그곳에가서 보았는데 링거를 맞고있는 은행나무를 보면서 그 둘레에 입이 벌어졌었다.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이 은행나무를 귀하게 여겨 사원, 사당, 문묘 등에 암나무와 숫나무를 마주 심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현재에도 은행나무의 노거수는 사찰이나 향교, 부락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전해지는 전설로는 신라가 패망하여 마의태자가 금강산으로 들어가던 중 짚고 가던 지팡이를 이곳에 꽂아놓았는데 그것이 바로 이 은행나무라는 이야기가 있다. 열매가 은빛 나는 살구의 겉모양과 비슷하다고 해서 은행목이라고 하고, 방화, 방풍의 구실을 한다하여 "화방은행, 화방목" 또는 물을 뿜는 "공손수, 안개를 뿜는 은행나무라는 이름이 전해지고 있다고 옛 문헌에 기록되어있다. 여러 가지 이유나 뜻이 포함된 여러 이름이 있으나 보통은 은행나무라고 부른다. 가을에 노랗게 물드는 부채꼴 잎은 가을을 알리는데 한몫을 한다. 둥근 열매도 잎처럼 10월이 되면 노랗게 익는다.
오후가 되니 은행을 줍던 할머니 한 분이 오셨다. 다른 분들은 매일 많이 주워 가는데 할머니는 한쪽 팔이 마비라서 얼마 줍지도 못하고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하신다. 할머니는 "세상에...세상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감탄하셨다. 한달 동안 주워 모은 은행을 아파트 토요장날에 팔아 7.000원을 벌어서 신발을 사셨다며 신고계신 누런 단화를 가리킨다. 아침부터 저녁 해가 질 때까지 난 은행나무 아래에 할머니와 함께 있었다. 날씨가 쌀쌀해서인지 그날은 아무도 그 곳을 찾아오지 않았다. 아무 관심도 없는 듯 가버린 딸아이는 커피를 끓여 보온병에 담고 1000원 짜리 김밥 두 줄을 사서 배달해주더니 저녁에 다시 나타나서 할머니 집까지 냄새 지독한 은행 두 자루를 함께 배달해 주어 착한 딸의 면모를 과시했다. 나도 지퍼 백으로 한가득 가져온 은행을 닦고 말리고 하는 동안 냄새가 가시질 않았다. 그리고 나는 얼굴이 퉁퉁 부은채 몸살로 일주일을 고생했다.
문제는 은행을 까야 먹을 텐데 집안에 연장 통을 다 동원하여도 방법이 만만치가 않다. 망치로 때리면 짓이겨지고 뻰찌로 누르면 뭉개지고 이빨로 깨면 잘 되는데 시원치 않은 이빨 망가질 까봐 조심스러워서 그만 두기로 했다. 안타까워하는 나를 보며 남편이 말한다.
"몸살하고 옷 타고 별당 아씨 얼굴처럼 되어 고생했는데 버릴라 하면 눈물 날 테지만 허물 다 벗은 것으로 한 자루 사다 줄 테니 우리은행에(보관 냉장고)맡겼다가 꼭 필요한사람 주면 안 되겠나."
말 듣기로 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고 날씨가 더워지면서 우리은행도 손님이 많아지니 자연스럽게 은행은 천덕 꾸러기 신세가 되어 드디어 퇴출대상 1순위, 밖으로 나온 후 며칠 지나니 축축해서 그런지 곰팡이가 하나 둘 피기 시작했다. 버리자니 벌받을 것 같고 차라리 욕심 내지 말고 그때 할머니를 모두 드렸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어느 봄날 결국에는 난이 죽어나간 빈 화분에 쏟아 부어졌다. 흙도 없는 화분에 쏟아 놓은 은행들이 다른 화초들 물줄 때 더부살이로 물을 얻어먹고는 어느 사이에 베란다 구석에 놓여있던 커다란 화분에 싹이 터서 수북하게 콩나물처럼 올라오더니 푸른 잎이 한 가득 이다. 너무 많이 올라오니 한쪽에서는 말라죽기도 하고 새싹이 또 올라오고 몇 백 개의 은행 알이 모두 싹을 틔우며 자란다.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 물만 열심히 뿌려주고 있는데 오늘은 애기 달팽이도 한 마리 출현했다. 그 작은 몸에서 두 더듬이를 쭉 빼내어 더듬으며 기어가고 있다. 노랗게 물들어 가는 은행잎과 노랗게 익어 가는 은행을 보고 있어할 이 가을에 콩나물 시루에 콩나물 자라듯이 자꾸만 넘쳐 올라오는 저 은행나무를 놓고 고민을 해야 하다니 정말 이 일을 어쩌면 좋을까.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고 날씨가 더워지면서 우리은행도 손님이 많아지니 자연스럽게 은행은 천덕 꾸러기 신세가 되어 드디어 퇴출대상 1순위, 밖으로 나온 후 며칠 지나니 축축해서 그런지 곰팡이가 하나 둘 피기 시작했다. 버리자니 벌받을 것 같고 차라리 욕심 내지 말고 그때 할머니를 모두 드렸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어느 봄날 결국에는 난이 죽어나간 빈 화분에 쏟아 부어졌다. 흙도 없는 화분에 쏟아 놓은 은행들이 다른 화초들 물줄 때 더부살이로 물을 얻어먹고는 어느 사이에 베란다 구석에 놓여있던 커다란 화분에 싹이 터서 수북하게 콩나물처럼 올라오더니 푸른 잎이 한 가득 이다. 너무 많이 올라오니 한쪽에서는 말라죽기도 하고 새싹이 또 올라오고 몇 백 개의 은행 알이 모두 싹을 틔우며 자란다.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 물만 열심히 뿌려주고 있는데 오늘은 애기 달팽이도 한 마리 출현했다. 그 작은 몸에서 두 더듬이를 쭉 빼내어 더듬으며 기어가고 있다. 노랗게 물들어 가는 은행잎과 노랗게 익어 가는 은행을 보고 있어할 이 가을에 콩나물 시루에 콩나물 자라듯이 자꾸만 넘쳐 올라오는 저 은행나무를 놓고 고민을 해야 하다니 정말 이 일을 어쩌면 좋을까.
2007년 10월 2일 화요일
감나무
5월30일 우리 집 근처 뷔페식당 들어가는 길가에 내 키 만한 작은 감나무에 꽃이 피었다.
6월10일 감 꽃을 세어보니 정확하지 않지만 38송이다..
10월1일 오늘 감나무에는 두 개의 감이 남아있었다.
여름 장마에 굵은 줄기 두개 중에 1개가 찢어졌다.
봄에 보도 블럭 교체공사를 하면서 뽑아 버리려고 하는 것을 살려 달라고 말했더니 공사하시는 분이 나무 아래를 네모 상자처럼 테두리까지 만들어 감나무 집을 만들어 주셨다. 줄기가 2개 뿐인 작은 나무지만 꽃이 피고 감이 열리고 많은 사람들이 보면서 신기하다고 말했다.
언제 없어졌는지 감나무 아래에 "눈으로만 보세요,"라고 써놓은 나무 팻말도 사라졌다.
소용없는 짓 인줄 알지만 메모지에 이렇게 써놓고 왔다.
봄에 보도 블럭 교체공사를 하면서 뽑아 버리려고 하는 것을 살려 달라고 말했더니 공사하시는 분이 나무 아래를 네모 상자처럼 테두리까지 만들어 감나무 집을 만들어 주셨다. 줄기가 2개 뿐인 작은 나무지만 꽃이 피고 감이 열리고 많은 사람들이 보면서 신기하다고 말했다.
언제 없어졌는지 감나무 아래에 "눈으로만 보세요,"라고 써놓은 나무 팻말도 사라졌다.
소용없는 짓 인줄 알지만 메모지에 이렇게 써놓고 왔다.
"지금은 익지 않았으니 따지 마세요."
주홍빛으로 익어 가는 두개의 감, 마지막까지 아무도 만지지 말았으면 좋겠다.
2007년 9월 30일 일요일
에베소서 6:1-4
에베소서 6:1-4
자녀들아 주안에서 너희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
이로써 네가 잘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
또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
일본에 한 청년이 가장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일류 기업에 입사시험을 치르게되었다. 면접 보는 날 면접이 거의 끝나갈 즈음 그 회사의 사장은 청년에게 질문을 하였다.
“혹시 어머니의 몸이나 발을 씻겨 준 적이 있습니까?”
청년은 질문이 무슨 뜻인지 몰라 정직하게 대답했다.
"기억에 어머니를 씻겨 드린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내일 2차 면접에 오기 전까지 어머님을 한번 씻겨 드리고 오세요.”
사장의 말을 듣고도 청년은 그 말뜻을 잘 몰라 속으로 숙제인가보다 생각을 하면서 제일 더러운 부분을 씻겨 드리고 내일 면접에 가서 말하기로 했다.
집에 도착하니 어머니는 안 계셨다. 이윽고 어머니가 집에 오시고 청년은 어머니에게 발을 씻겨 드리겠다고 하였다. 어머니는 아들 행동에 놀라운 표정을 지으시면서 거절하셨지만 청년이 오늘 있었던 일을 말하자 청년이 준비한 대야에 발을 내밀었다. 청년은 처음으로 어머니의 발을 눈여겨보며 자신과는 다른 거칠고 검게 변한 발을 보게되었다. 자신을 위해 일평생동안 걷고 뛰며 일하신 발이었다. 다음날 회사에 도착한 그는 사장에게 말했다.
“사장님 왜 저에게 그 일을 시키셨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요 그렇다면 우리 회사에 일할 자격이 있군요. 인사과로 가보세요.”
부모님을 공경할 이유는 너무나도 많다.
조용히 눈을 감고, 지금은 만날 수 없는 엄마와 아버지를 마음속으로 불러보았다.
부모님이나를 씻어주고 안아주고 사랑으로 길러주신 것 같이 부모님께 해드린 적이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본다.
이런 불효자가 또 있을까,,,,?
공경하고 싶으나 지금은 내 곁에 계시지 않으니 철들자 망령이라 했던가,,,?
자녀들아 주안에서 너희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
이로써 네가 잘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
또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
일본에 한 청년이 가장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일류 기업에 입사시험을 치르게되었다. 면접 보는 날 면접이 거의 끝나갈 즈음 그 회사의 사장은 청년에게 질문을 하였다.
“혹시 어머니의 몸이나 발을 씻겨 준 적이 있습니까?”
청년은 질문이 무슨 뜻인지 몰라 정직하게 대답했다.
"기억에 어머니를 씻겨 드린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내일 2차 면접에 오기 전까지 어머님을 한번 씻겨 드리고 오세요.”
사장의 말을 듣고도 청년은 그 말뜻을 잘 몰라 속으로 숙제인가보다 생각을 하면서 제일 더러운 부분을 씻겨 드리고 내일 면접에 가서 말하기로 했다.
집에 도착하니 어머니는 안 계셨다. 이윽고 어머니가 집에 오시고 청년은 어머니에게 발을 씻겨 드리겠다고 하였다. 어머니는 아들 행동에 놀라운 표정을 지으시면서 거절하셨지만 청년이 오늘 있었던 일을 말하자 청년이 준비한 대야에 발을 내밀었다. 청년은 처음으로 어머니의 발을 눈여겨보며 자신과는 다른 거칠고 검게 변한 발을 보게되었다. 자신을 위해 일평생동안 걷고 뛰며 일하신 발이었다. 다음날 회사에 도착한 그는 사장에게 말했다.
“사장님 왜 저에게 그 일을 시키셨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요 그렇다면 우리 회사에 일할 자격이 있군요. 인사과로 가보세요.”
부모님을 공경할 이유는 너무나도 많다.
조용히 눈을 감고, 지금은 만날 수 없는 엄마와 아버지를 마음속으로 불러보았다.
부모님이나를 씻어주고 안아주고 사랑으로 길러주신 것 같이 부모님께 해드린 적이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본다.
이런 불효자가 또 있을까,,,,?
공경하고 싶으나 지금은 내 곁에 계시지 않으니 철들자 망령이라 했던가,,,?
2007년 9월 27일 목요일
개떡같은 기분
경주야 글마당 음악이 왜 그리도 우울하니?
한참 동안 너의 글을 읽고 왔다.
추석이라고 쑥송편이 먹고싶다는 너.
좋은거 맛난거 다 놔두고 하필이면 쑥 송편이냐.
쑥이라 하면 쑥 개떡 맛이 캡이지.
그러고 보니 참 나만 입맛이 개떡인줄 알았는데 늬 입맛도 개떡같다.
그리고 시엄니는 왜 하필이면 이런날 김치를 담그러 오라고 하신다니?
쑥~~ 빠져라. 정말 너 기분 개떡같겠다.
경주야,
너만 기분이 개떡인줄 알지만 내 기분은 왕개떡이다.
일 못한다고 한방 먹고 손등은 데어서 500원짜리 동전만한 물집이 터져서 쓰리고 아파 죽겠다.
내 기분 개떡 같으니까 쑥 떡 타령 하지말고 팅팅 부은 내 손등 좀 봐줘라.
훌륭한 미술 작품이지? *^^*
2007년 9월 26일 수요일
달님에게 빌어봐
해마다 추석이 다가오면 난 이런 말을 하지.
어린이 글짓기에서 금상을 받았어.
국립 도서관에 가서 그때 그 신문을 찾아봐야겠어.
그게 뭐가 그리도 중요한지 해마다 빠지지 않고 그런 생각을 한다.
40년이 훨씬 지난 그 짧은 글을 찾아봐서 뭘 어쩌려고...
하긴 어린것이 제법이지. 신문에도 실리고...
국립 도서관에 가서 그때 그 신문을 찾아봐야겠어.
그게 뭐가 그리도 중요한지 해마다 빠지지 않고 그런 생각을 한다.
40년이 훨씬 지난 그 짧은 글을 찾아봐서 뭘 어쩌려고...
하긴 어린것이 제법이지. 신문에도 실리고...
정월 대보름이나 팔월 대보름의 둥근 달을 바라보면서
저것이 달이다. 달님에게 소원을 빌어봐. 싹싹 비벼가면서 빌어, 빌어!
저것이 달이다. 달님에게 소원을 빌어봐. 싹싹 비벼가면서 빌어, 빌어!
달님! 달님!!
달님을 바라보며 말하는 사람.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인 사람.
땅에 엎드려 달님에게 절하는 사람, 이 소원 저 소원 달님 아셨지요?
빌었으니 들어주실 거라는 굳은 믿음을 가슴에 담았으니
쓸쓸한 가을도 그럭저럭 빈 가슴 부여안고 그렇게 믿고 또 믿고 탄력 받아 살아가겠지.
엄동설한 춥고 배고픔도 죽지 않을 만큼 그럭저럭 연명하며 살아갈 것이다.
빌었으니까...
그리고...
다른 날도 달은 뜨지만 왠지 썩 효험이 없을 것 같은 기분에
많은 사람들은 정월 대보름 달을 고대하며 또 기다릴 것이다.
그러나...
내겐 주님이 계셔염.
주님! zooin의 마음 봤지염???
알 라 뷰우~~지져스으~~
다른 날도 달은 뜨지만 왠지 썩 효험이 없을 것 같은 기분에
많은 사람들은 정월 대보름 달을 고대하며 또 기다릴 것이다.
그러나...
내겐 주님이 계셔염.
주님! zooin의 마음 봤지염???
알 라 뷰우~~지져스으~~
2007년 9월 24일 월요일
당신이 벗겨줘요.
딸아이 친구 결혼식이 끝나고 뷔페에서 피로연을 겸한 식사를 하고 돌아오는데 대형 마트 옆 길가에 언제 생겼는지 포장마차 호떡집이 보였다. 식사 마치고 나온 뒤라 꼭 먹겠다는 생각보다는 옛날 여고시절 학교 앞에서 먹던 생각에 딸에게 한 개씩 사서먹자고 했다.
"비가 내려서 가뜩이나 구질구질하게 축축한데 엄마는...?"
얼마냐고 물어보니500원이라기에 2개를 샀다. 집에 가서 먹자고 딸아이가 얼른 가방에 집어넣는다. 다른 사람들도 길에서 먹는다고 했더니 보기 싫다면서 그라지 말라고 한다. 하긴 팔에 기브스까지 하고 모녀가 길에서 호떡 먹는 모습을 상상하니 좀 그랬다. 집에 들어와 호떡을 꺼냈더니 살 때 통통하던 호떡은 미지근하게 식어 푹 찌그러졌고 흐느적거린다. 내가 생각한 꿀 호떡이 아니다. 오늘은 꼭 그 옛날 먹었던 꿀 호떡이 먹고싶다며 딸아이도움을 받아 베이킹 파우더를 넣고 밀가루 반죽을 해서 냉장고에 넣었다.
밤9시 뉴스를 보면서 드디어 호떡집 문을 열었다.
누런 황 설탕 듬뿍 넣은 꿀 호떡4개가 만들어졌다. 뜨거울 때 먹어야 맛있다며 두 딸과 먹기 시작했다. 그 옛날 먹었던 바로 그 맛은 아니지만 흉내는 낸 것 같았다. 아이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반개씩 나누어 먹는다.
누런 황 설탕 듬뿍 넣은 꿀 호떡4개가 만들어졌다. 뜨거울 때 먹어야 맛있다며 두 딸과 먹기 시작했다. 그 옛날 먹었던 바로 그 맛은 아니지만 흉내는 낸 것 같았다. 아이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반개씩 나누어 먹는다.
"맛있지? 맛있지? 호떡은 길에서 먹어야 더 맛있는데...."
내 말에 아이들 합창으로 웃는다.
"우리 엄마 취향 참 독특해. 호호호~"
프라이팬에서 바로 꺼내어 1개 더 먹으려는데 뜨거운 꿀이 입술과 턱에 주르르 흘렀다.
순간에 데었다.
입술은 콩알만하게 부르트고 턱은 쌀알 만하게 발개졌다.
한쪽 팔이 불편한 후유증이다.
잠시 후 들어온 남편 대뜸 하는 말,
순간에 데었다.
입술은 콩알만하게 부르트고 턱은 쌀알 만하게 발개졌다.
한쪽 팔이 불편한 후유증이다.
잠시 후 들어온 남편 대뜸 하는 말,
"누구한데 습격 당했나? 입술이 왜 그렇게 된 거야?"
처음부터 호떡 상황 보고가 시작되었다.
그이 하는 말,
그이 하는 말,
"그만해라! 들을 필요도 없다. 당신은 그런 것이 병이다. 길에서 먹으면 입이 부르트나? 그 자리에서 먹고 오면 간단 할 것을 그 팔을 해 가지고 집에서 만들어 먹는다고 입술에 풍선까지 달고 이 법석이가..."
길에서 먹지 못하게 한 것은 당신 딸이라고 말했더니 금방 말꼬리 방향이 달라진다.
"옷에 질질 흘린 것 쫌 봐라. 그 모양새를 하고 도도하게 다리 포개고 앉아있는 꼬라지 봐라. 그라고 싶나? 보아하니 배 찢어지도록 먹고 만사가 귀찮은 현상이네... 옷 갈아입거라, 그게 뭣이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그이 비아냥거림에 눈을 꼭 감고 말했다.
"당신이 벗겨줘요. 나환자야."
2007년 9월 23일 일요일
대추나무
우리 친정 집에 아주 큰 대추나무가 있었다. 열매가 얼마나 크고 많이 달리는지 가지가 찢어 질 것처럼 휘곤 한다. 삼복 더위의 열대아 가 식어가면서 낮의 햇빛은 더욱 강하게 뜨거워지고 아침 저녁이 좀 시원해질 무렵이면 추석을 전후로 우리집 굵은 대추는 불그레 익기 시작한다. 그 광경은 누구든지 그냥 지나치지 못할 정도로 탐스러워서 보는 사람들로부터 자신의 인내심을 시험 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니 익기도 전에 작대기로 두들겨 털어내어 주워가는사람도있고 나무가지를 찢어놓으면서 따기도한다. 아버지께서는 이런 것을 방지 하려고 매 년 나무판에 페인트로 대충 이런 문구의 글씨를 써서 걸어 놓으신다. (대추를 보고 안 따먹으면 늙는다는 말이 있소. 젊게 살고 싶으면 볼 때마다 한 알씩 따먹으시오. 그 대신 한꺼번에 많이 먹고 어린애가 되는 건 책임 질 수 없슴니다.)
그 글을 읽는 사람들은 "안 먹으면 늙는다네...?"하면서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하나 둘씩 따먹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 굵은 나무 가장 구를 찢어놓고 도둑 수준으로 많이 따갔다. 나무가 찢겨진 것에 화가 난 아버지는 머리를 쓰셨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대추나무는 하얀 가루를 뒤집어 쓰고 있었다. 그리고 나무 팻말에 D D T(알 사람은 다 알것이다.)라고 의미를 알 수 없는 글씨를 써서 나무아래 땅에 꽃아 놓았다. 밀가루를 허옇게 뿌려 놓으신 것이었다.
우리 집은 그날 완전히 폭소 대 작전을 경험했다. 대추나무 곁을 지날 때면 한 알씩 따먹던 사람들이 소독했느냐고 한마디씩 물어보면 밀가루라고 괜찮다고 따 먹으라고 해도 그날이후 대추나무에 대추는 자연적으로 떨어지기 전에는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다. 해마다 추석이 가까워지고 대추가 불그레 맛이 들어 갈 무렵이면 우리 집 대추나무는 하얗게 화장을 하곤 했다.
⊙ 대추 달인 물 목이버섯과 같이 달여 먹는다. 목이버섯은 비타민과 미네랄을 많이 함유하고 피를 맑게 하는 작용이 뛰어나므로 거칠어진 피부를 매끄럽게 가꾸어 준다. 식물성 섬유가 변비에도 효과를 주므로 차처럼 마시면 효과가 좋다.
⊙ 생강 대추차
겨울철 목이 칼칼하고 감기 기운이 있을 때 마시면 매우 효과적으로 몸이 차고 떨릴 때는 뜨겁게 끓여 마시는 게 좋다.
대추 16개, 생강20g,물 600g, 황 설탕 4큰 술 비율이면 적당하다.
대추와 생강을 물에 씻어 물기를 뺀 후 생강은 껍질을 벗겨 얇게 썬다.
차관에 대추와 생강을 넣고 물을 부어 끓이는데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인 후 은근하게 오래 다린다. 건더기는 걸러내고 국물만 찻잔에 따라 낸 다음 황 설탕을 넣어 녹인 후 잣이나 대추채를 띄워 먹는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 굵은 나무 가장 구를 찢어놓고 도둑 수준으로 많이 따갔다. 나무가 찢겨진 것에 화가 난 아버지는 머리를 쓰셨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대추나무는 하얀 가루를 뒤집어 쓰고 있었다. 그리고 나무 팻말에 D D T(알 사람은 다 알것이다.)라고 의미를 알 수 없는 글씨를 써서 나무아래 땅에 꽃아 놓았다. 밀가루를 허옇게 뿌려 놓으신 것이었다.
우리 집은 그날 완전히 폭소 대 작전을 경험했다. 대추나무 곁을 지날 때면 한 알씩 따먹던 사람들이 소독했느냐고 한마디씩 물어보면 밀가루라고 괜찮다고 따 먹으라고 해도 그날이후 대추나무에 대추는 자연적으로 떨어지기 전에는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다. 해마다 추석이 가까워지고 대추가 불그레 맛이 들어 갈 무렵이면 우리 집 대추나무는 하얗게 화장을 하곤 했다.
⊙ 대추 달인 물 목이버섯과 같이 달여 먹는다. 목이버섯은 비타민과 미네랄을 많이 함유하고 피를 맑게 하는 작용이 뛰어나므로 거칠어진 피부를 매끄럽게 가꾸어 준다. 식물성 섬유가 변비에도 효과를 주므로 차처럼 마시면 효과가 좋다.
⊙ 생강 대추차
겨울철 목이 칼칼하고 감기 기운이 있을 때 마시면 매우 효과적으로 몸이 차고 떨릴 때는 뜨겁게 끓여 마시는 게 좋다.
대추 16개, 생강20g,물 600g, 황 설탕 4큰 술 비율이면 적당하다.
대추와 생강을 물에 씻어 물기를 뺀 후 생강은 껍질을 벗겨 얇게 썬다.
차관에 대추와 생강을 넣고 물을 부어 끓이는데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인 후 은근하게 오래 다린다. 건더기는 걸러내고 국물만 찻잔에 따라 낸 다음 황 설탕을 넣어 녹인 후 잣이나 대추채를 띄워 먹는다.
⊙ 대추 술
대조(대추) 150g / 소주 1000㎖ / 설탕 100g / 과당 50g
잘게 썬 대추를 용기에 담고 소주를 자작하게 붓고 밀봉하여 시원한 곳에 보관한다.
하루에 한번 씩 용기를 가볍게 흔들어주면서 7일이 지나면 천으로 거른다.
걸러낸 액에 설탕과 과당을 넣어 녹인 후 다시 용기에 담고 여기에 다시 생약 찌꺼기를 1/10정도 넣고 밀봉하여 한달 동안 보관하였다가 곱게 걸러내면 적갈색의 달콤하고 순한 맛의 약술이 된다. 식전에 반주로 한잔씩 마신다
대추는 신경안정제, 해독제로 뛰어나며 간을 보호하고 고혈압, 신장병에 좋으며 강장효과가 있는 한방생약이다.
대조(대추) 150g / 소주 1000㎖ / 설탕 100g / 과당 50g
잘게 썬 대추를 용기에 담고 소주를 자작하게 붓고 밀봉하여 시원한 곳에 보관한다.
하루에 한번 씩 용기를 가볍게 흔들어주면서 7일이 지나면 천으로 거른다.
걸러낸 액에 설탕과 과당을 넣어 녹인 후 다시 용기에 담고 여기에 다시 생약 찌꺼기를 1/10정도 넣고 밀봉하여 한달 동안 보관하였다가 곱게 걸러내면 적갈색의 달콤하고 순한 맛의 약술이 된다. 식전에 반주로 한잔씩 마신다
대추는 신경안정제, 해독제로 뛰어나며 간을 보호하고 고혈압, 신장병에 좋으며 강장효과가 있는 한방생약이다.
⊙ 주의
덜 익은 풋대추는 많이 먹으면 설사를 하고 오히려 열이 나는 수가 있다.
대추를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기가 상할 수 있으니 과용하지 말고 적당량을 복용해야 한다.
덜 익은 풋대추는 많이 먹으면 설사를 하고 오히려 열이 나는 수가 있다.
대추를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기가 상할 수 있으니 과용하지 말고 적당량을 복용해야 한다.
2007년 9월 21일 금요일
좋은생각 감사편지
안녕하세요.
좋은 생각과 행복한 동행을 하면서 너무 많은 기쁨도 경험합니다.
내 작은 글이 책에 실린다는 연락을 받고 너무 좋았는데 그 다음 편집실 님의 전화를 받았을 때 팔 다리를 다친 상태라 똑똑하지 못한 음성으로 대답을 해서 정말 죄송했어요.
그리고 며칠 전 좋은 님이 보내주신 참기름과 들기름 깨소금까지 잘 받았습니다. 좋은 님께서 베푸는 사랑을 과연 언제 갚을 수 있을는지 마음 한편에는 빗진 자의 무거운 마음도 없지는 않지만 좋은 님의 귀한 선물 맛있게 먹고 건강하겠습니다. 나누고 싶어도 마음뿐인 제가 좋은 생각의 좋은 뜻을 혼자 누리기 아까워서 참기름과 참깨는 시각 장애 이웃 자매에게 전했답니다. 받은 기쁨을 또 누군가와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뿌듯합니다.
나눔의 사랑을 실천하시는 좋은 님께 먼저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기쁜 마음을 염치없지만 몇 자의 글씨로나마 편집실에 전합니다.
즐겁고 풍요로운 중추절 되세요.
고맙습니다.
내 작은 글이 책에 실린다는 연락을 받고 너무 좋았는데 그 다음 편집실 님의 전화를 받았을 때 팔 다리를 다친 상태라 똑똑하지 못한 음성으로 대답을 해서 정말 죄송했어요.
그리고 며칠 전 좋은 님이 보내주신 참기름과 들기름 깨소금까지 잘 받았습니다. 좋은 님께서 베푸는 사랑을 과연 언제 갚을 수 있을는지 마음 한편에는 빗진 자의 무거운 마음도 없지는 않지만 좋은 님의 귀한 선물 맛있게 먹고 건강하겠습니다. 나누고 싶어도 마음뿐인 제가 좋은 생각의 좋은 뜻을 혼자 누리기 아까워서 참기름과 참깨는 시각 장애 이웃 자매에게 전했답니다. 받은 기쁨을 또 누군가와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뿌듯합니다.
나눔의 사랑을 실천하시는 좋은 님께 먼저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기쁜 마음을 염치없지만 몇 자의 글씨로나마 편집실에 전합니다.
즐겁고 풍요로운 중추절 되세요.
고맙습니다.
2007년 9월 16일 일요일
묘한 힘
출근길에 큰길 공사장에서 합판에 못 빼는 작업을 하는 남자를 보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는 친구의 말을 듣는 나는 왜 눈물이 났을까요. 내 손에 슬며시 휴지를 쥐어주는 또 다른 친구는 떨리는 목소리로 조용히 말합니다. 경제 능력이 없어 별로 예뻐 보이지 않던 남편에게 바쁘다는 핑계로 여름 휴가도 거절한 자신을 용서받고 싶어 만원 안에서 선물을 하고 싶다고 합니다. 내가 보려고 사온 행복한 동행과 좋은 생각을 가방에 슬며시 넣어주었습니다.
다음날 친구의 명랑한 전화 속 음성이 들려옵니다.
"친구야 고마워! 너의 책 선물 덕분에 남편에게 칭찬 받았어. 오랫동안 돈 못벌어 온다고 짜증만 부렸었어!
다음날 친구의 명랑한 전화 속 음성이 들려옵니다.
"친구야 고마워! 너의 책 선물 덕분에 남편에게 칭찬 받았어. 오랫동안 돈 못벌어 온다고 짜증만 부렸었어!
사랑 받는 일 간단한 건데 그 동안 모르고 살았다."
고맙다는 친구의 말을 들으며 나는 웃습니다.
좋은 생각과 행복한 동행은 미움도 사랑으로 바꾸어 놓는 묘한 힘이 있나봅니다.
고맙다는 친구의 말을 들으며 나는 웃습니다.
좋은 생각과 행복한 동행은 미움도 사랑으로 바꾸어 놓는 묘한 힘이 있나봅니다.
당신의 눈길
당신이 그윽한 눈길로 나를 응시할 때
당신의 눈빛 안에서 나는 그늘이 됩니다.
당신의 눈빛 안에서 나는 그늘이 됩니다.
당신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이나를 감쌀 때
당신의 온기 안에서 나는 보호됩니다.
당신의 온기 안에서 나는 보호됩니다.
당신으로 심장에 이르는 기쁨을 발견할 때
당신으로 머리에 이르는 행복을 만끽할 때
당신 사랑 안에 있음을 들여다 볼 때
내 마음속에 당신의 존재를 깊숙이 새겨 넣습니다.
당신으로 머리에 이르는 행복을 만끽할 때
당신 사랑 안에 있음을 들여다 볼 때
내 마음속에 당신의 존재를 깊숙이 새겨 넣습니다.
내 마음이 포근한 것은 당신의 온유한 낯빛 때문입니다.
분명히 당신은 하나님이 내게 주신 특별한 선물입니다
분명히 당신은 하나님이 내게 주신 특별한 선물입니다
내가 사는 이유는 당신의 사랑입니다.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부고
신문에 난 부고를 보고 찾아간 스승님의 빈소 앞에
국화꽃 한 송이가 드릴 수 있는 마지막 여비의 몽땅 이었다.
각지고 커다란 허연 봉투를 큰 궤짝 속에 집어넣고
바쁜 걸음 되짚어 떠나버리는 스승의 제자들은 그리도 많건 만은
각지고 커다란 허연 봉투를 큰 궤짝 속에 집어넣고
바쁜 걸음 되짚어 떠나버리는 스승의 제자들은 그리도 많건 만은
세상의 눈물이 말라버렸나,
눈물의 씨앗이 말라버렸나!
그래도 누군가가 울고 있는 지
천둥 번개 비바람이 들러리하며 지나간다.
천둥 번개 비바람이 들러리하며 지나간다.
명복 하소서!
2007년 9월 2일 일요일
고등어가 먹고 싶어
해가 지는, 조금은 이른 저녁에 친구에게서 금방 병원에 입원을 했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종합 검진을 받으러 갔는데 입원을 하라고 하기에 준비도 없이 그냥 입원을 했다고 한다. 범상치 않은 직감이 들었지만 별일 아닐 것이라고 말을 해주며 필요한 것 말하라고 했더니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데 지루하고 잠이 너무 쏟아진다고 책을 갖다 달란다.
서점에 갔다. 워낙에 다독을 하는 친구라 좋은 생각, 행복한 동행, 작은 숲, 당신이 축복입니다. 샘터, 5권의 8월 호 월간지와 단행본 수필집 곰보빵 그리고 예쁘고 작은 빨강 성경책을 구입했다. 그리고는 다음날 아침 일찍 서둘러 면회를갔다. 친구는 조금 수척해 보였다. 검사 결과가 불안한지 내가 가지고 간 책을 침대에 주-욱 진열을 하며 독백하듯이 말한다.
"전부다 팔자다."
"큰 병 아닐 거야! 얘는 검사 받으면서 무슨 팔자 타령은? 성경 읽고 기도해!"
손가락으로 책에 써있는 8자를 가리키며 갑자기 친구가 빙긋이 웃는다. 월간지 다섯 권이 모두 8월 호, 나는 동문 서답을 한 것이다. 아침이 오고 검사 결과를 전해들은 후에도 친구의 그 웃음소리를 듣고싶었다.
그렇게 염려되는 밤이 지나고 또 다시 찾은 병실은 묻고 대답하고 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병실을 지키는 내게 미안했던지 남편이 금방 올 거라며 자꾸 집에 가라고 말한다. 어른이되어 만난 우리사이 친구사이가 되었지만 마음이 통하고 친 자매같은 사이가 되었다. 한강을 사이에 두고 이사를 한 후로는 매일 만나지 못해 늘 아쉬웠고 가끔 만나면 너무 좋아서 헤어지기 싫어 우리는 싱겁을 떨면서 장난 인듯 연극을 하면서 헤어지곤 했다.
내가 친구의 옷 끝자락을 꼭 잡고 내 곁으로 살짝 잡아당기며 장난끼 가득한 얼굴을 하고, "가지 마라! 가지 말아라!" 하면 매정한 표정으로 옷자락을 잡아채면서, "왜 이래...놓아라! 놓으라니까?"
우리가 헤어질 때면 장난치던 말들...
참고있던 눈물이 고여 시야가 흐릿해 진다.
우리는 힘없는 목소리로 인사를 나누었다.
"가라."
"간다."
병실 침대 머리맡에 금식이라는 팻말을 걸어놓고 고등어 조림이 먹고 싶다는 친구의 말이 생각나서 나는 저녁 반찬거리로 고등어 2마리를 샀다. 생선 담긴 검정 비닐 봉지를 디룽디룽 들고 발길이 멈춘 기도 실 입구에 서서 검정 비닐 봉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기분이 울적한 탓인지 작은 반찬거리도 내게 큰짐으로 느껴지는 날이다.
예의 상 건물 안에 비린내를 풍길 수 없어서 화단 나무에 잠시 걸어두고 들어갔는데 시간이 좀 지체되었나 보다. 집에 돌아오니 고등어가 땡볕아래서 찜질을 너무 오래 했는지 그 냄새를 도저히 용서 할 수가 없다.
'그래, 고등어가 먹고 싶다는 친구는 고통 중에 금식인데 몸에 좋다는 등 푸른 생선을 나만 먹으면 미안하다는 뜻이렷다?' 미련 두지 않고 버렸다.
밤이 깊었는데 어쩌라고 자꾸 생선구이에 하얀 밥이 생각난다.
"친구야, 힘내라. 퇴원하면 함께 먹자."
(월간 작은숲 12월호 )
2007년 8월 3일 금요일
주말과부
늦은 밤 남편과 함께 뉴스를 보는데 처음 보는 리포터가 나왔다.
"자기야! 못 보던 여자네? 그런데 저 리포터 얼굴이 너무 길어. 왠지 어딘가 2%부족해 보이는 것 같다. 그치?"
"내 보기엔 괜찮은데 뭣이, 예쁘구만..."
"머리는 단정치 못하게 너무 길어...그 치?"
"머리 예쁜데 뭣이..."
"당신취향 참 독특하네, 예쁘긴 뭐가 예뻐, 광대뼈도 나오고 어딘지 모르게 얼굴이 뽀족해 보이잖아! 저 여자 턱 깎은 거 아닐까?"
"그럼, 늬도 턱 깎았드나? 똑 같이 생겼구먼 당신하고..."
"얼라? 어디가 똑 같은데?"
"탁 한눈에 봐도 당신 얼굴과 닮았잖아. 아래만 다르지."
" 아래? 아래 어디 가 다른데요? 턱 말이야?"
"얼굴 말고 몸매 말이다. 저 여자는 s라인이고 당신은 i라인이다 그런 말이다."
"그래요. 나 i라인 통나무 예요!"
"i라인이고 통나무고 당신은 어째서 꽃들만 보면 뽄때없는 샘을 부리노? 아직 나팔꽃 필시간 멀었다. 나팔 그만 불고 퍼뜩 자라!"
잠시 삐쳐있는 사이에 새벽같이 혼자 낚시 떠나버렸으니 나만 또 심심하게 생겼다.
혼자 이뿐 척하다가 본전도 못 찾고 또 주말과부 신세가 되었다.
입 다물고 있었으면 따라갈 수 있었는데...
혼자 이뿐 척하다가 본전도 못 찾고 또 주말과부 신세가 되었다.
입 다물고 있었으면 따라갈 수 있었는데...
아니다, 낚시터 땡볕에 앉아 있으려면 고생이라고 스스로 위로를 한다.
쓸데없는 생각 그만하고 대청소나 해 볼까나?
쓸데없는 생각 그만하고 대청소나 해 볼까나?
2007년 7월 22일 일요일
만병 통치약
낮에 일하다 허리를 삐걱했다는 그이가 걱정이 되었지만 괜찮을 거라고 병원은 절대로 안가겠다고 버티더니 밤이 되니 꼼짝도 못했다. 집 앞이 한의원이니 문 닫기 전에 가자고 했더니 침은 무서워서 못 맞겠다고 버틴다. 뿌리고 바르고 붙이고 파스만 머리맡에 진열을 해놓고 번갈아 가며 붙들고 있으니 이제는 파스 냄새 때문에 머리까지 마비되는 것 같다. 머리 아파서 안되겠다고 파스를 모두 치우자고 말하니 "잠깐!"하더니 피할 겨를도 없이 내 이마에 물파스를 쓱~하고 문지른다.
순간 화끈하더니 눈을 뜰 수가 없어서 나도 모르게 슬쩍 밀쳤는데 침대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서 그이도 놀라고 나도 놀라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결국은 구급차 부르고 들것에 실려 응급실로 갔다. 옷을 들추니 궁둥이에서 허리를 거쳐 등까지 덕지덕지 붙어있는 파스가 보인다.
"도대체 몇 장이야. 많이도 붙이셨네...."
파스를 떼어 내는 간호사도 웃음을 참을 수 없었던지 계면쩍게 웃는 나를 흘깃 쳐다보며 덧니를 살짝 드러내고 약간 흔들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등에 털이 많으셔서 좀 따가울 텐데..."
간단한 절차를 밟고 결국은 입원했다.
삐걱했을 때 시간지체하지 말고 바로 병원에 왔으면 고생 덜했을 거라고 간호사의 말이다.
"파스만 믿었는데 믿는 도끼에 발등 뭉갰네."
"파스가 무슨 만병 통치약이랍니까?"
꼼짝달싹도 못하고 누워있는 남편과 옥신각신 하며 시중드는 나의 모습이 천사 같다고 옆에 입원한 환자의 보호자가 말한다. 칭찬을 받으니 쑥스럽기도 하고 더 잘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분위기가 화기애애하게 흘러가는데 아주머니가 또 한마디하신다.
"아픈 사람이야 환자니까 그렇다 치고 간호하는 사람이 더 힘들고 아프다고요. 저 다리 부운 것 좀 봐! 좀 앉아요,"
내 다리가 무 우 다리인 것을 이미 알고있는 남편이 눈동자를 옆으로 내려 깔며 빙그레 웃는다. 밝히지 말라는 뜻으로 귓전에 대고 조용히 속삭였다.
"내 다리는 너무 두꺼워, 대포 굴뚝같애, 그치!"
"아~하하하!!! 아고고고고.... 늬 내 죽이려고 작정했나~~"
환자 웃기지 말라고 간호사에게 한마디 들었다.
mbc 여성시대 2부 시그널 맨트 10월5일 방송
2007년 7월 18일 수요일
여름날의 기억
다섯 시누이 부부와 조카님들은 휴가 쓰는 날짜를 서로 맞추어 집안에 대장인 남편에게 통보를 한다. 그렇게 해마다 집안의 대사처럼 여름 휴가를 즐기는 시집의 풍경은 우리 가족들뿐만이 아니고 동네사람들의 부러움이기도 하다. 아들이 귀한 집안이라 집안에는 늘 딸들의 왕래가 많고 어머니는 사위를 아들로 생각하신다. 남편도 매제들과의 모임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런데 올해는 나의 불참으로 경우가 달라졌다. 어쩔 수 없이 내가 인솔해야하는 수련회 일정과 가족들의 휴가가 겹쳐졌기에 사흘 후에 합류하여 하루라도 함께 하겠다는 내 말에 "일없다." 퉁명스레 한마디 던지고 좋지 않은 내색으로 헤어진지 사흘째 서로가 감감 무소식이 되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별다른 변동사항이 없는 한 수해가 심했던 강원도 쪽으로 대이동을 했을 것이라는 것뿐이다. 내가 수련회를 마치고 돌아왔다는 문자를 보냈을 때는 불러달라는 뜻이었는데 몇 번 시도를 해 보건만 전화를 받지 않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은 초조하고 외톨이가 된 내 모습이 불쌍하기까지 했다. 그러다 보니 나도 역시 자존심에 가느다란 선이 그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휴가가 끝난 후 후유증 없이 지내려면 자존심 따위는 모두 버리고 또다시 내 존재를 알려야 할 것 같아서 일단은 백기를 들기로 했다. 집으로 돌아온 후에 보더라도 내 마음이 이랬었다는 것을 알아 달라는 뜻으로 약간의 아부 성 메일을 보내기로 했다.
전화통화를 하게되면 목소리에 너무 속내가 적나라하게 보여질 것 같아 차라리 잘되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장세희 시인의 시를 메일에 남기기로 했다.
*그거 알아요?
나 지금 아주 많이 병이 깊어져 있다는 거
약이 없다네요
그 어느 약국에도 병원에도.
병명은 후천성 그리움 증후군이고요
치료해줄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사람
당신뿐이라는데
혹 알아요 당신
그거 알아요?
나 어제도 오늘도 내내 이 불치병에
신음하고 있다는 거,
신열에 들뜬 이마로 눈물지으며
당신 하염없이 그리워하고 있다는 거.
사랑하는 거 알아요?
내가 아직도 당신 사랑하고 있다는 거 알아요
그거 알아요?
나 앞으로도 영원히 당신만을
숙명처럼 사랑할 거라는 거
혹시 알아요? *
깜짝 놀라고 말았다. 메일 전송한지 5분도 안되었는데 전화가 온 것이다. 동생 집에 도착하여 메일확인을 해보니 내가 아프다는 메일이 도착해 있었다는 것이다.
"뭔 헛소리고? 아프나..."
"나 많이 아픕니다. 후천성 그리움 증후군이라고, 외로운 사람들에게 전염되는 병이 걸렸다고요."
"외로운 전염병? 그런데 왜, 뭣을 잘못 먹었기에 하필 전염병이 걸렸느냐 말이다. 어찌해야한단 말이고. 참, 곤란한 사건이네?"
"사랑해요. 미안해요. 그리고..."
"또...또, 조용해라. 늬 지금 개그하나?" 사랑하는 것은 용서하는데 머리 시끄럽게 뭣이, 그런 병도 있나? 금방 죽을 사람처럼 신음소리 내지 마라. 아무 곳에도 소문 내지 말고, 알았나?"
"병은 자랑해야 된다면서요. 벌써, 진작에 소문 다 냈어요."
"시끄럽다. 조용해라! 전염병이라며 소문 냈드나! 너는, 용서가 안 된다 카니…."
"사랑하는 것이 용서받을 일인가요? 치료해줄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사람 당신뿐이라는데…."
웃음 나는 것을 억지로 참으며 전화를 받을 때와 다르게 점점 답답한 말이 오가고 조금 더 지나면 다툼이 될 것 같은 분위기다. 메일로 보낸 시를 대충 읽고는 내 상황으로 착각한 그이는 몹시 심각했다.
"뭐 그리 희한한 병도 다 있어, 후천성이 증후군이? 듣지도 보지도 못한 병이 재수 없이, 왜, 걸려 가지고..."
수련회를 하루 다녀왔으면 끝내야지 왜 또 오지랖넓게 갔느냐는 그이의 말이 서운한 나머지 가슴속 깊숙한 곳에 커다란 구멍을 뻥하고 뚫어 놓는것 같다.
"혹시 지금 당신귀에 들리지 않나요? 내 고막 터지는 소리?"
"내는 안 들린다. 늬 단단히 중병에 걸렸구나! 고막도 터졌나? 내일 전문 병원 알아봐야겠다. 정신도 몽롱하나? 전염병이면 아마도…, 소록도로 가야하나? 늬 갔던 병원에서는 뭐라 카드나! 격리 수용해야 한다 하드나? 내 지금 간다."
이말 저말 농담도 이 정도라면 너무 곤란한 거 아닌가?
교양 있는 척 하려니 너무 힘들고 약이 올라 막가파 버전으로 소리를 질렀다.
"사람 말을 못 알아듣는 당신이야말로 코미디언이다. 들어만 와봐라! 내 손에 죽을 줄 알라고…! 얼른 빨리 소록도에 연락해놔요."
농담 삼아 할망구라고 내게 말 할 때면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고 나는 말했다. 젊게 살려고 이리도 부단한 노력을 하건만 쉰내 나는 할망구라고 말하던 그이는 영락없는 할방구 짓을 하고있으니 나이는 결코 숫자일 수만은 없는가보다.
그러나, 동문서답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아직도 나는 이런 상상을 한다.
한번쯤은 단 둘이 여름 바닷가에서 얼굴을 반쯤 가리는 촌스러운 검정 색 선글라스를 쓰고 두꺼비 등 짝 같은 당신손안에 내 작은 손을 꼭 잡힌 채 모래사장을 같이 걷고싶다.
마른 가을 바람이 가슴을 훑어 버릴 것 같은 날에는 길다란 머플러가 등뒤로 바람에 날리는 영화속 주인공처럼 발걸음 짝 맞추어 낙엽을 함께 밟고 싶다.
눈 내리는 겨울날에는 당신의 팔짱을 낀 채 과천청계 산 빙어 회 포장마차에도 가보고 싶었다. 가는 길에 미끄러져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끼고있던 팔짱을 꼭 잡은 채 죽기 살기로 매달리어 함께 넘어져 눈 위를 나뒹구는 촌극도 한번쯤 만들어서라도 경험하고 싶고, 뻘건 초고추장에 미나리 줄거리와 함께 버무려진 살아서 펄떡거리는 빙어를 `맛있다, 맛있다`를 연발하며 쩝쩝 소리내어 볼썽 사납게 환장한 듯 먹어볼까? 아니면 '징그러워서 어떻게…해...!"하며 내숭도 한번쯤 떨어 보고, 설령 내 주량이 술항아리일지라도 더 심한 내숭을 떨며 '못 먹는 술이지만 우리의 사랑을 위하여 건배! 건배!! 큰소리로 소리치며 술잔도 부딪쳐보고 싶다. 돌아오는 길에는 술 취한 핑계를 대면서 매미가 나무에 붙어 있는 것처럼 매달려 걸으면서 `여보 나 당신 너무 많이 사랑하나봐! 콧소리 섞인 응석도 한번쯤 부려보고 싶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불타는 밤의 정사로 멋진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되어 그날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나의 상상을 엿보기라도 한 듯 의미를 알 수 없는 웃음을 지으며 들어오는 그이 하는 말,
"잘 하고 왔나?"
나 역시 의미를 알아채지 못할 웃음을 섞어 말을 던졌다.
"당신도 나처럼 좋은 마음으로 come back home 하기를 기도했어."
"날씨가 덮다."
"비 엄청 왔지요?" 서로가 계속 동문서답을 했다.
올해 여름, 가족 휴가는 못 갔지만 받은 은혜 감사하는 행복한 여름으로 기억 될 것이다.
여름이 가고있다.
*그거 알아요?
나 지금 아주 많이 병이 깊어져 있다는 거
약이 없다네요
그 어느 약국에도 병원에도.
병명은 후천성 그리움 증후군이고요
치료해줄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사람
당신뿐이라는데
혹 알아요 당신
그거 알아요?
나 어제도 오늘도 내내 이 불치병에
신음하고 있다는 거,
신열에 들뜬 이마로 눈물지으며
당신 하염없이 그리워하고 있다는 거.
사랑하는 거 알아요?
내가 아직도 당신 사랑하고 있다는 거 알아요
그거 알아요?
나 앞으로도 영원히 당신만을
숙명처럼 사랑할 거라는 거
혹시 알아요? *
깜짝 놀라고 말았다. 메일 전송한지 5분도 안되었는데 전화가 온 것이다. 동생 집에 도착하여 메일확인을 해보니 내가 아프다는 메일이 도착해 있었다는 것이다.
"뭔 헛소리고? 아프나..."
"나 많이 아픕니다. 후천성 그리움 증후군이라고, 외로운 사람들에게 전염되는 병이 걸렸다고요."
"외로운 전염병? 그런데 왜, 뭣을 잘못 먹었기에 하필 전염병이 걸렸느냐 말이다. 어찌해야한단 말이고. 참, 곤란한 사건이네?"
"사랑해요. 미안해요. 그리고..."
"또...또, 조용해라. 늬 지금 개그하나?" 사랑하는 것은 용서하는데 머리 시끄럽게 뭣이, 그런 병도 있나? 금방 죽을 사람처럼 신음소리 내지 마라. 아무 곳에도 소문 내지 말고, 알았나?"
"병은 자랑해야 된다면서요. 벌써, 진작에 소문 다 냈어요."
"시끄럽다. 조용해라! 전염병이라며 소문 냈드나! 너는, 용서가 안 된다 카니…."
"사랑하는 것이 용서받을 일인가요? 치료해줄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사람 당신뿐이라는데…."
웃음 나는 것을 억지로 참으며 전화를 받을 때와 다르게 점점 답답한 말이 오가고 조금 더 지나면 다툼이 될 것 같은 분위기다. 메일로 보낸 시를 대충 읽고는 내 상황으로 착각한 그이는 몹시 심각했다.
"뭐 그리 희한한 병도 다 있어, 후천성이 증후군이? 듣지도 보지도 못한 병이 재수 없이, 왜, 걸려 가지고..."
수련회를 하루 다녀왔으면 끝내야지 왜 또 오지랖넓게 갔느냐는 그이의 말이 서운한 나머지 가슴속 깊숙한 곳에 커다란 구멍을 뻥하고 뚫어 놓는것 같다.
"혹시 지금 당신귀에 들리지 않나요? 내 고막 터지는 소리?"
"내는 안 들린다. 늬 단단히 중병에 걸렸구나! 고막도 터졌나? 내일 전문 병원 알아봐야겠다. 정신도 몽롱하나? 전염병이면 아마도…, 소록도로 가야하나? 늬 갔던 병원에서는 뭐라 카드나! 격리 수용해야 한다 하드나? 내 지금 간다."
이말 저말 농담도 이 정도라면 너무 곤란한 거 아닌가?
교양 있는 척 하려니 너무 힘들고 약이 올라 막가파 버전으로 소리를 질렀다.
"사람 말을 못 알아듣는 당신이야말로 코미디언이다. 들어만 와봐라! 내 손에 죽을 줄 알라고…! 얼른 빨리 소록도에 연락해놔요."
농담 삼아 할망구라고 내게 말 할 때면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고 나는 말했다. 젊게 살려고 이리도 부단한 노력을 하건만 쉰내 나는 할망구라고 말하던 그이는 영락없는 할방구 짓을 하고있으니 나이는 결코 숫자일 수만은 없는가보다.
그러나, 동문서답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아직도 나는 이런 상상을 한다.
한번쯤은 단 둘이 여름 바닷가에서 얼굴을 반쯤 가리는 촌스러운 검정 색 선글라스를 쓰고 두꺼비 등 짝 같은 당신손안에 내 작은 손을 꼭 잡힌 채 모래사장을 같이 걷고싶다.
마른 가을 바람이 가슴을 훑어 버릴 것 같은 날에는 길다란 머플러가 등뒤로 바람에 날리는 영화속 주인공처럼 발걸음 짝 맞추어 낙엽을 함께 밟고 싶다.
눈 내리는 겨울날에는 당신의 팔짱을 낀 채 과천청계 산 빙어 회 포장마차에도 가보고 싶었다. 가는 길에 미끄러져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끼고있던 팔짱을 꼭 잡은 채 죽기 살기로 매달리어 함께 넘어져 눈 위를 나뒹구는 촌극도 한번쯤 만들어서라도 경험하고 싶고, 뻘건 초고추장에 미나리 줄거리와 함께 버무려진 살아서 펄떡거리는 빙어를 `맛있다, 맛있다`를 연발하며 쩝쩝 소리내어 볼썽 사납게 환장한 듯 먹어볼까? 아니면 '징그러워서 어떻게…해...!"하며 내숭도 한번쯤 떨어 보고, 설령 내 주량이 술항아리일지라도 더 심한 내숭을 떨며 '못 먹는 술이지만 우리의 사랑을 위하여 건배! 건배!! 큰소리로 소리치며 술잔도 부딪쳐보고 싶다. 돌아오는 길에는 술 취한 핑계를 대면서 매미가 나무에 붙어 있는 것처럼 매달려 걸으면서 `여보 나 당신 너무 많이 사랑하나봐! 콧소리 섞인 응석도 한번쯤 부려보고 싶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불타는 밤의 정사로 멋진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되어 그날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나의 상상을 엿보기라도 한 듯 의미를 알 수 없는 웃음을 지으며 들어오는 그이 하는 말,
"잘 하고 왔나?"
나 역시 의미를 알아채지 못할 웃음을 섞어 말을 던졌다.
"당신도 나처럼 좋은 마음으로 come back home 하기를 기도했어."
"날씨가 덮다."
"비 엄청 왔지요?" 서로가 계속 동문서답을 했다.
올해 여름, 가족 휴가는 못 갔지만 받은 은혜 감사하는 행복한 여름으로 기억 될 것이다.
여름이 가고있다.
췌장암
1년 전쯤 대궐 같은 친구 집에 놀러갔던 날 종류별로 식구별로 수납 약장에 세워놓은 각종 비타민, 철분제, 영양제를 부럽게 쳐다보았었다.
"이거 미제니?"
"거기 있는거 다아~~비싼거야~~!!"
동문서답만 하며 저녁을 한다기에...
"집에서도 매일 먹는 밥, 밥은 뭬하러 하니 약이나 종류별로 꺼내라 밥 대신 나도 한번 먹어보자...."
몇 번이고 만지작거려도 약은 나눠 먹는 것이 아니라며 한 알갱이도 안주던 얄미운 가스나이~~!!
그 영양제 한 알갱이 먹어보고 싶었던 그날, 약병에 과일 그림을 심통으로 살짝 찢어놓고 세침 떼고 있었는데 나에게는 해당사항 없는 다이어트 약이라며 왜 약병 그림을 찢었느냐고 따지기에 병뚜껑이 안열려서 찢었다고 변명했더니 조류라고... 새대가리라고... 지치지도 않고 놀려 대더니 부자 집 마나님이 오늘 이 더운 날에 어지러워서 입원을 했다는 전화를 받고 퇴근길에 잠시 들렀다.
"스트레스 어지럼증 같아!"
"부자도 쓰러질 정도로 북 받치는 스트레스를 받니? 기집애야~ 엄살떨지 말어! 풍요로움 속에서 쓰러지는 스트레스 나는 단 하루만이라도 겪어보고 싶다."
환자가 뒤바뀐 것처럼 친구는 명랑하게 말하고 나는 힘없이 의자에 걸터앉았다가 돌아왔다.
며칠이 지났다.
전화기 속에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람일은 아무도 모른다더니 재수 없게 나 췌장암 같다는데 너 어떻게 생각하니? 너무 외롭고 쓸쓸하고 무섭고... 보고 싶다 친구야!"
숙아!
힘내라.
속히 건강 되찾기를 기도한다.
속히 건강 되찾기를 기도한다.
조류라고, 새대가리라고 놀리면서 잘난척하는 네 모습을 다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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