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21일 화요일

2ㅡ사람 향기ㅡ그의이름 재수

"하~!!"

손바닥을 쫘~악 펴고 손을 번쩍 쳐들어 보이며 반갑게 인사를 건네며 들어오는 남자.
아마도 한오백년 알던 사이인 듯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내 책상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
오늘은 내가 그를 아래위로 훌터보았다
훤칠한 키적당히 벌어진 어깨운동으로 다져진 다부진 모습이다단정한 스포츠머리의 그 재수가 이틀 만에 나타났다재수란 첫 대면이 있던 그날 재수없이 굴던 그 남자의 호칭으로 내가 작명한 별명이다.

아줌마아줌마내 머리 너무 짧은 거 아니야? 아줌마 미용실 어디 다녀? 저기위에 귀퉁이에 있는 귀부인 미용실 알아? 그 못난이가 이따위로 짧게 밀어놨네 우이~~~“

반질반질 계란처럼 반듯한 두상을 만지며 한참을 속삭이듯 지절거리다가 무표정한 내 모습에 무안했는지 화제를 돌려 말한다.

아줌마 나 약속 지켰지요난 약속은 칼이라니까...?“

무슨 약속이요?“

내가오늘 온다고 했잖우~~ 빨리 펼쳐 봐요 입어보게스리~~ 내 옷~~“

(?뭐야 저 재수속으로 생각하는 동안 재촉한다.

안 골라놨어?“

이봐요 재수씨 싸래기 밥만 먹고 살았어요? 말이 왜 그래요?“

재수씨그게 무슨 말이야 아줌마... 아줌마 나 알아알지도 못하면서... 나를 다른 사람으로 착각하시나본데 이몸 재수씨 아니야그저께오고 오늘 2번째 온거야 아줌마어떤 놈이 나처럼 잘생긴 탤런트가 이 동네에 또 있단 말이지재수 없게... 오잉? 재수?“

무엇인가 생각을 하는듯 고개를 갸웃뚱 거린다.
앗차 싶었다내가 작명한 이름을 부르고 말았다눈치 채기 전에 얼굴 한번 쳐다보고 혼잣말을 하듯 조용하게 말했다.

반 토막 말 쓰지 말고 말 좀 곱게 경어 쓰세요.“

~하하하기분이 언짢다 이거네 아줌마가? 알았어 접수 했으니까 골라놓은 옷이나 줘봐아니 경어 쓰랍시니 다시 말할게. 마님! 보여 주시옵소서!“

(우라질 놈)목에서 욕이 치밀어 올랐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대책없는 불경기에 속이 뒤틀려도 할 일은 해야했다. 
주섬주섬 그가 손가락질로 가리키는 옷가지를 낮은 행거에 옮겨걸으며 선택을 기다린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글까?
* Can't you put it in because I'm scared of maggots?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