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들여 어묵 버섯말이를 만들어 큰 아이와 아빠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먹는다. 말없이 잘 먹기에 맛있느냐고 물어보았다. 아이의 퉁명한 대답 한마디가 나를 슬프게 했다.
“끝나지 않는 엄마 말이 듣기 싫어서 무작정 음식을 집어넣고 있을 뿐 이예요.”
?... 심~쿵!! 오래전 들었던 그녀의 비밀 이야기는 내 이야기가 되어있었다. 순간 목이 메고 눈물이 났지만 억지로 진정하면서 그녀의 그 비밀 이야기 중에 생각나는 말을 떠올린다.
“언니! 언니! 하루 종일 말 상대가 없는 우리엄마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퇴근해서 집에 들어가면 나도 쉬고 싶거든요. 그런데 우리 엄마는 아버지 흉보기로 시작해서 손자 잘못까지 그리고 당신 아픈 몸 신세타령을 다 하고도 잔소리가 끝이 안 난다니까요. 엄마가 심심해서 그런 것은 알지만 엄마에게서 해방되고 싶어요. 나만 바라보고 있는 엄마가 피곤하다고요.”
그래! 늙어갈수록 부모는 자식에게 말도 많이 하면 안 된다. 이런 세상에 살고 있으니 나도 예외는 아니겠지 하는 생각으로 다시는 말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지만 지금만이 이런 세상이 아니란 것을 깨 닿는다.
‘품안에 자식’ 나도 수없이 어른들에게 듣던 그 말이 맞다.
“오늘은 혼자 있어서 말을 안했더니 침이 쓰다. 입 다물고 하루 종일 있으면 이가 빠질 것처럼 잇몸까지 욱신거려!”
내 엄마 살아계실 때 하시던 말씀이다. 내 엄마의 혼잣말도 스토리 없는 그녀의 비밀 이야기도 나의 현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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