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5월 6일 일요일

살며 사랑하며

"자기야! 일찍 와요."

아침에 출근하는 남편에게 인사를 하는둥 마는둥 바삐 서둘러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하고 삶은 고구마를 호일에 2알 싸고 생수도 1병 가방에 넣었다.
강아지에게 배낭 목줄을 걸고 아파트 뒤편 얕은 산으로 올라가는 길에 동네친구를 만나 동행하게 되었다.
발걸음이 빨라진다.
지난번 계단에서 굴러 떨어진 후유증으로 팔도 자유롭지 않고 왼쪽 무릎이 시큰거렸는데 이렇게 걷기 운동을 해서인지 평지와 다름없는 산이지만 며칠 지났을 뿐인데 오늘은 거뜬히 오를 수 있다.

"자기야. 나 산에 올라왔어요. 땀났어."
"알았어."

"나 바로 내려갈 거야!"
"알았어."

"자기 요즘 밥 잘 안 먹더라....점심은?"
"먹었어."

"뭐 먹었어?"
"밥."

"반찬은?"
"개구리 반찬."

"아~하하하!"

내 웃는 모습을 본 친구는 입가를 약간 치켜올리고 눈을 대굴거리며 말한다.

"원...별 전화를 다 하는군. 전화요금 아깝지도 않으신가? 그런데 신랑이 뭐라고 했기에 넘어가게 웃어?"

"알았다는데..."

친구는 눈을 흘기며 팅팅 거리는 말투로...

"불가사의야! 불가사의...."


(늬가 나를 어떻게 알겠니...
그래 불가사이, 배신 할 수 없는 사람이라서...
오늘이 마지막 이라는 마음으로 살면 사랑 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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