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부도처리...전 품목 1.000원~ 선착순 100명에게 라면 1box….
혼자 그 글귀를 읽고 또 읽고 땅바닥을 발바닥으로 한번 힘주어 비벼보고 다시 한번 또 광고를 읽었다.
"10시부터라...요즈음 돈벌이도 시원치 않은데 내일 아침 일찍 저곳에나 가볼까?
도대체 1.000원 짜리 라니 무엇을 가져다 놓고 팔기에 이런 큰 광고지를 붙이고 다니는 걸까하고 정말 궁금했다. 천원 짜리 가 무엇인지 구경도하고 필요한 것이면 몇 개 구입하자는 마음으로 그곳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예전에 보았던 코미디가 생각났다.
"체면이 있지...! 내가 옛날에 누구였는데...그럼! 내가 옛날에 누구였는데…아니지. 코미디는 코미디고 공짜 라면이 한 상자라는데……."
그러나 10시가 넘고 다음날이 되었지만 나는 그곳에 갈 용기가 없었다. 1000원 이라는 광고가 머리 속에서 지워지지 않고 자꾸만 생각났다. 그냥 가보면 될 것을 1000원 이라는 글귀가 유혹을 하건만 더군다나 공짜라면 1 박스를 준다는 문구가 더욱 신경이 쓰이고 내심 공짜 라면을 받고 싶은 군침이 돌건만 그런 속마음을 누군가 알아차리면 무슨 창피인가 하는 서푼짜리 체면과 자존심이 발목을 잡고 있었다.
공짜를 좋아하면 머리가 벗겨진다는데, 은근히 공짜를 기대하는 자신이 쩨쩨한 생각도 들었지만 선착순 100명이라면 집이 가까우니 시간 맞춰 가면 분명히 받을 것 같았다. 행사장인 그 대형 할인매장은 바로 집 근처 이었으므로 다음날도 집 주변은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주차 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여기 저기서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고 교통정리 하는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천원 광고의 위력은 대단했다. 설마 나처럼 공짜 라면을 타러 차까지 몰고 왔단 말인가, 아니면 물건이 정말 천원일까? 궁금했다. 손해볼일은 없을 테지 하는 마음에 벙거지 모자를 눌러쓰고 그곳에 갔다.
커다란 현수막에 이렇게 써있었다.
커다란 현수막에 이렇게 써있었다.
"폭삭 망했습니다. 그냥 가져가십시오."
입구부터 요란했다. 남대문 시장에서나 볼 수 있었던 라이브, 손뼉치고 발 북을 치며 화장품을 파는가하면 책에서나 보아왔던 각가지 한방 전통차 한약재등 시골 장터를 방불케 했다. 1층부터 5층까지 둘러보았다. 내 눈에 1000원 이라고 쓰인 코너가 보였다. 얄궂은 물건들이 쓰레기 더미처럼 귀퉁이에 쌓여있다.
물 속에서 건졌는지 얼룩진 아가 옷, 짝도 없이 흐트러져있는 비닐 신발 등, 길에 내다 버려도 아무도 주워가지 않을 물건들이 뒤엉켜있었다. 광고만 천원 일뿐 브랜드에 따라 약간씩 차이를 두어 9.900원부터 99.000원 까지 있었다.
이곳에 모인 많은 사람들은 그래도 쌈직한 물건들을 구입하려고 여기저기 코너마다 뒤적이고 있었다.
물 속에서 건졌는지 얼룩진 아가 옷, 짝도 없이 흐트러져있는 비닐 신발 등, 길에 내다 버려도 아무도 주워가지 않을 물건들이 뒤엉켜있었다. 광고만 천원 일뿐 브랜드에 따라 약간씩 차이를 두어 9.900원부터 99.000원 까지 있었다.
이곳에 모인 많은 사람들은 그래도 쌈직한 물건들을 구입하려고 여기저기 코너마다 뒤적이고 있었다.
어느 두 여인이 이불 보따리 만한 옷 보따리를 옆에 놓아둔 채 땀까지 흘려가며 열심히 또 고르기에 물어보았다.
"옷 장사하세요?
내가 물어 본뜻은 너무 많이 사는 것이 아니냐는 뜻이었다. 그런데 그들의 대답이 의외였다. 시내 번화가에서 옷 집을 한다는 것이다. 이런 곳에서 잘 고르면 10배 이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고했다.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브랜드의 옷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기회가 있을 때 많이 구입하여 수고를 조금하면 많은 수익을 올린다고 말한다. 10배의 수익이라는 말에 놀라는 나를 촌스럽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며 말한다.
"옷은 브랜드가 돈이거든요. 명품 족들 보면 모르세요? 중고라도 몇십 만원 몇백 만원 없어서 못 팔아요.
짝 퉁 이라도 브랜드가 중요하거든요."
"그렇게 돈벌이가 되요? 그렇다면 해 볼만하군요!"
나의 질문이 하도 진지해 보여서 대답을 해주는 것이라고 인심 후하게 쓰는 투로 말한다.
"옷 장사 해보시게요? 우리 가게 내 놓았는데 생각 있으시면 구경오세요."
예쁜 옷이 그려진 명함을 한 장 주기에 받았다.
내가 모르던 세상구경을 실컷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피곤하다.
그런데...공짜라면은 누가 받아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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