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전 겨울부터 키운 시추가 2013년 1월23일 죽었다.
자는 듯, 살아있는 듯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이다. 그 녀석이 우리 가족이 되어 9년쯤 살았을 2005년 어느 날 생후 45일 된 치와와 블랙탄 강아지가 3월3일생이라는 메모와 함께 우리 가족에게 선물로 주어졌다. 이 강쥐에게 ‘쭐래’라는 이름을 지어주었고 할아버지 격인 시추와 함께 동행 하게 되었다. 우리 쭐래는 할아버지와 살면서 늘 어린 아이였고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어느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 할아버지가 떠나고 녀석은 부쩍 우울해 보였고 늙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몇 달 전부터는 귀도 잘 듣지 못하고 피부병이 생기는 등 각종 노환이 겹쳐오는 것이 눈에 보인다.
9년차다. 사람나이로 친다면 회갑을 지났다고 하는데...
남편은 아이의 머리를 툭툭 친다. 아프게 하지 말라고 만류하는 내게 그이는 말한다.
“개 대가리는 망치로 때려도 안 깨지게 단단하다고...”
이런 식의 대화같지않은 대화를 이어가다가 결국은 맘이 상해져서 다툼이 일어나기 전에 나는 입을 닫아버리고 방으로 들어간다. 남들은 말한다. 나의 정성과 사랑을 받고사는 아이들은 복 받은 것이라고.
오늘도 아이를 데리고 출근했다. 어제 저녁 녀석의 편 이 되어 주지 못한 미안한 생각에 귀찮기는 해도 마음은 홀가분하다.
이 녀석이 요즈음 우울하다. 10년된 이웃 말티즈에게 마음을 빼앗긴듯 멍하게 밖을 향해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내가 문을 향해 걸어가면 먼저 입구에 나와 서있다. 아마도 상사병이 걸린것은 아닐까?
이 녀석이 떠나고 나면 다시는 동물 키우는 일을 다시는 하지 않으리라 마음에 다짐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