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31일 수요일

(가을)이 오는 길 모퉁이에 서서



들녘에는 누런 벼이삭이 고개를 숙이고
푸르던 나무들은 오색으로 요란스레 단풍이 물들어간다.

담을 에워싼 담쟁이 넝쿨도 색이 진해지고
주렁주렁 매달린 홍시도 풍요로운 가을을 알려준다.
그러나 자연이 주는 행복도
마음으로 느낄 수 없다면 아무소용 없는 것을...

우리의 각박한 생존의 힘겨움은
계절의 변화도 무시하고 살아야 한다.

줄기가 찢어질 듯 돌 담 끝에 매달린
둥글고 커다란 한 덩이 늙은 호박은
나의 일생을 대변하듯 힘겹게 매달려 있다.

가을이 오는 길모퉁이에 서서
그 쓸쓸함에 눈두덩이 붉어진다.



구절초



구절초 향연장...
가을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다.



2018년 10월 30일 화요일

자귀나무 열매

어둠이 깔린 새벽길에 만난 자귀나무 열매가 참 예쁘다.
지난달에도 드문드문 꽃이 있었는데...
10월은 나에게서 바삐 지나갔는가 보다.
결실의 계절 가을.
아름다운 새벽을 한장 남긴다.


2018년 10월 28일 일요일

가을로

이 좋은 계절 가을에 응급 환자가 되어 병원 신세를 져야했던 열흘 동안 천국과 지옥을 모두 경험했다. 몸이 아프면 세상이 귀찮아서 말도하기 싫다는 사람도 있고 세상이 더 아름답게 보인다는 사람도 있고 상황 따라 다르겠지만 나에게는 2018년 가을은 참 아름다운 가을로 기억될 것이다.
입원실 5층 창가에서 바라보던 주차장 주변의 단풍은 참 아름다웠다.
딸아이가 방문한 오후 도움을 받아 코트를 어깨위에 걸치고 휴대폰을 챙겨들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5층에서 내려다보던 그 단풍을 담았다.
엄마는 몸속에 병균들이 오래 머물지 못할 거야. 마음이 맑아서...”
엄마마음이 맑아? 히히히~ 그런데 왜 몸은 병균 일까?”
이렇게 가을을 느끼고 만지고 눈 안에, 가슴 속에, 머리 깊숙한 곳에 빨강 노랑 파랑 오색의 가을을 한가득 채워 넣고도 아쉬워 붉게 물든 명아주 잎을 주워 손바닥에 펴들고 병실로 들어왔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도 병원이라는 나라는 웃음 사라진 환자들의 신음이 가득한세상이다.
저승사자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따라가는 행렬도 보인다. 언젠가는 나도, 우리도 가야하는 그 길...
조금 먼저 갈 뿐인데 보내는 이들의 표정이 슬프다.
어제는 천둥, 바람을 동반한 비가 내렸다.
오색의 단풍도 많이 떨어졌겠지.
얼마 남지 않은 가을은 이렇게 아쉬움을 남기고 겨울에게 계절을 양보할 준비를 하고 있나보다.


아침이 쌀쌀하다.



2018년 10월 17일 수요일

해바라기



우리집 뒤란에 막 자란 해바라기는 씨도 없는데 
형님 해바라기는 키도크다.
키만 큰것이 아니고 얼굴도 크다.
감탄하는 나에게 형님 조크를 날린다.

"맏며늘과 막내 며늘의 차이는 이런거라고...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