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21일 월요일

어울리지않는 음식도 기분좋으면 맛있다

.
이혼의 아픔의 지우고 싶다고 하소연 하던 친구가 새 아내를 맞이 했다.
잊을 만하면 한번씩 전화를 하더니 오늘은 연락도없이 우리집에 놀러왔다. 워낙 조용한 친구라서 귀기울여 들어야 하던 목소리도 오늘은 크고 명랑해서 나도 덩달아서 함께 명랑해졌다. 아내 친정이 진도라고 한다. 

"진도 아리랑?"

내말에 크게웃는 친구의 모습이 실로 오랫만에 좋아보였다. 

"진도개도 키워보았겠네?"

아무렇지도 않은 내 말에 목젓이 보이도록 즐겁게 웃는 친구는 지금 행복이 넘치고 있음이다.
혼자 였을때는 행여 친구의 아픔을 건드리는 말 실수라도 할까봐 우스게소리 잘하는 나도 그동안 말을 많이 아꼈었는데 마음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로 한나절을 보냈다.

"슬픔이있는 자리에가면 눈물이 나듯이 행복한 친구가 옆에 있으니 흘러넘치는 행복 부스러기라도 주워 볼까?"


내말이 끝나기전에 가방에서 부시럭 거리며 무엇인가 검은색이 비치는 편의점 비닐봉지를 꺼내서 건네주며 말한다.


"진도 친정에서 가져온 다시마인데 집사람 몰래 조금 담아왔어."

물에 담궈 불려서 먹어보라고...ㅋ
몰래? 알고보니 장물이다.
염기도 없고 정성껏 건조시킨 다시마다.
고기를 안 먹는 친구라서 야채 말이를 하고 현미콩죽을 만들어 함께 먹었다.
뭐랄까...왠지 어울리지 않는 식단이다.
지금 만큼만 행복하고 싶다는 소박한 바램을 말하면서 맛있게 먹었다.
성격이 곧고 조용하고 음식도 채식주의, 독서와 명상을 즐기고 공부도 늘1등이었는데 결혼도 1등으로 하고 이혼도1등 드디어 재혼까지 했다.

 
친구야!
너의 믿음, 소망, 사랑이 세상 끝날까지 이루어지기를 그리고 간직 되기를 나의 작은 기도로 보탬 하련다.




2013년 1월 15일 화요일

당신 많이먹어



그 옛날 외동 딸이셨던 엄마는 식성이 까다롭기도 했지만 특히 과일을 싫어하셨다. 수박은 수박 특유의 냄새가 싫다고 하셨고 참외는 먹고 나면 어지럽다고 하셨다. 사과는 신맛이 싫고 포도는 송이에 유충이 붙어있는 것 같아 싫다고 하셨다. 복숭아는 털이 있어서...어떤 이유라도 붙여가면서 안 드셨다.
채소과일 토마토는 설탕을 버무려서 드셨을 정도다. 유일하게 엄마가 좋아하는 과일은 연시, 홍시 뿐 이였다. 그러니 가을을 좋아하셨다.
변비가 몹시 심했던 엄마를 염려 하면서도 아버지는 가을부터 겨우내 연시를 떨어뜨리지 않고 사다 나르셨다.  

"당신 많이 먹어!"

아버지가 엄마에게 늘 하시던 참 정겨운 말이다.
관장을 해 주시면서도 홍시를 사다나르시는 아버지와 변비로 고생을 하면서도 엄마는 참 맛있게 드셨다.
홍시를 앞에놓고 나도 듣고싶은 말이다.

"당신 많이먹어!"






2013년 1월 12일 토요일

웃고싶어



하얀 목련꽃 잎이 한 잎 두 잎 떨어지던 날 누가 자꾸만 휴지를 버리느냐고 말하던 아이가 30을 넘겼다.
파릇한 새싹들의 속삭임도 봄날의 따스함도 뜨겁고 강렬한 여름날의 열정도 나와는 관계없는 메마른 감정으로 변색된지 이미  오래전이다. 
컨디션 최상이면 황사 날아드는 가을날이고 그 나머지는 영하 20도의 바람까지 불어대는 차가운 마음속에는 한강보다 더 긴 줄기의 강물이 흐른다.
나의 꿈, 나의 희망, 나의소원까지도 어느새 어디론가 달음질쳐 떠나버린 세월앞에 엉켜버린 실타래를 앞에놓고 실처럼 가느다란 한가닥 소망 로또를 한장 구입했다.
환갑까지는 살고싶은데... 
한번만 활짝 웃고싶다.

2012년 10월 28일 일요일

비오는 날의 수채화


밤낚시를 한다기에 동장군이 오기전에 마지막으로 따라나선 가을 밤낚시.
이천 낮선 개울가에서 밤낚시를 한다고 짐을 풀었다.
자정이 가까운데 낚시 2대를 펼쳐놓고 올갱이가 나왔는지 조사한다며 랜턴을 들고 혼자 저 멀리 사라져간다.

"나만 믿어~~"

무섭다는 나에게 한마디 해놓고...흐~미!
물흐르는 소리는 점점 음산하게 들리고 풀 벌레소리 또한 너무 신경쓰인다.
칠흙같은 어둠 속에서 모든 상황이 난 무섭다.
겁먹은 목소리로 아무리 불러보지만 물소리 때문에 안들리는지 점점 멀어져간다.
휴대폰을 열고 카메라셔터를 이리저리 눌렀다.
낚시 캐미 작은 불빛만 보일듯 말듯 반짝인다.
가끔 언덕위로 자동차가 주춤하면서 지나가면 더욱 가슴이 덜컹거린다. 
행여나 차가 멈춰서서 사람이라도 내리면 어떻하지?
다시는 따라오지 말아야지를 수십번도 더 되뇌인다.
공포의 시간이 한참 지나고 빗방울이 떨어진다.
올갱이 한움큼과 손 바닥만한 빠가사리를 손으로 잡았다며 자랑스럽게 나타나서 랜턴 불빛을 비춰 보여준다.
소리없이 울고있는 내 얼굴을 비춰 보더니 하는 말이 걸작이다.

"모자 썻는데 왜 얼굴만 비에 젖었니?"

"아~ 혹시 이런것도 이혼의 사유가 될까?"

나의 기분 상관없이 천진스럽게 비오는날의 수채화 노래를 부르며 낚시대를 접는다.
음~그래! 마음을 돌리자.
행복을 느끼는 사람은 그대로 행복하라고.
비오는날 컴컴한 밤에 나는 한폭의 수채화를 그렸다고 나의 뒤틀린 심보를 위로하기로.



2012년 8월 26일 일요일

더덕



울타리에 더덕꽃이 많이도 피었다.
올해도 사진 한장 남기지 않고 그냥 지나칠것 같은 느낌이들어 배터리도 얼마남지 않았건만 휴대전화로 한컷 찍었다.  
컴텨에 사진을 옮기며 잠시 들러본 블로그가 너무 썰렁했다. 
블로그 활동을 중단한지 2년은 훨씬넘은것 같다.
싫증나기도 했었고 바쁘다는 핑계도 있었고...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블로그에 흔적이 없으니 허전하다.
더덕꽃과 함께 다시 블로그를 시작해야 할까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