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15일 화요일

당신 많이먹어



그 옛날 외동 딸이셨던 엄마는 식성이 까다롭기도 했지만 특히 과일을 싫어하셨다. 수박은 수박 특유의 냄새가 싫다고 하셨고 참외는 먹고 나면 어지럽다고 하셨다. 사과는 신맛이 싫고 포도는 송이에 유충이 붙어있는 것 같아 싫다고 하셨다. 복숭아는 털이 있어서...어떤 이유라도 붙여가면서 안 드셨다.
채소과일 토마토는 설탕을 버무려서 드셨을 정도다. 유일하게 엄마가 좋아하는 과일은 연시, 홍시 뿐 이였다. 그러니 가을을 좋아하셨다.
변비가 몹시 심했던 엄마를 염려 하면서도 아버지는 가을부터 겨우내 연시를 떨어뜨리지 않고 사다 나르셨다.  

"당신 많이 먹어!"

아버지가 엄마에게 늘 하시던 참 정겨운 말이다.
관장을 해 주시면서도 홍시를 사다나르시는 아버지와 변비로 고생을 하면서도 엄마는 참 맛있게 드셨다.
홍시를 앞에놓고 나도 듣고싶은 말이다.

"당신 많이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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