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23일 일요일

대추나무



우리 친정 집에 아주 큰 대추나무가 있었다. 열매가 얼마나 크고 많이 달리는지 가지가 찢어 질 것처럼 휘곤 한다. 삼복 더위의 열대아 가 식어가면서 낮의 햇빛은 더욱 강하게 뜨거워지고 아침 저녁이 좀 시원해질 무렵이면 추석을 전후로 우리집 굵은 대추는 불그레 익기 시작한다. 그 광경은 누구든지 그냥 지나치지 못할 정도로 탐스러워서 보는 사람들로부터 자신의 인내심을 시험 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니 익기도 전에 작대기로 두들겨 털어내어 주워가는사람도있고 나무가지를 찢어놓으면서 따기도한다. 아버지께서는 이런 것을 방지 하려고 매 년 나무판에 페인트로 대충 이런 문구의 글씨를 써서 걸어 놓으신다. (대추를 보고 안 따먹으면 늙는다는 말이 있소. 젊게 살고 싶으면 볼 때마다 한 알씩 따먹으시오. 그 대신 한꺼번에 많이 먹고 어린애가 되는 건 책임 질 수 없슴니다.)
그 글을 읽는 사람들은 "안 먹으면 늙는다네...?"하면서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하나 둘씩 따먹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 굵은 나무 가장 구를 찢어놓고 도둑 수준으로 많이 따갔다. 나무가 찢겨진 것에 화가 난 아버지는 머리를 쓰셨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대추나무는 하얀 가루를 뒤집어 쓰고 있었다. 그리고 나무 팻말에 D D T(알 사람은 다 알것이다.)라고 의미를 알 수 없는 글씨를 써서 나무아래 땅에 꽃아 놓았다. 밀가루를 허옇게 뿌려 놓으신 것이었다.
우리 집은 그날 완전히 폭소 대 작전을 경험했다. 대추나무 곁을 지날 때면 한 알씩 따먹던 사람들이 소독했느냐고 한마디씩 물어보면 밀가루라고 괜찮다고 따 먹으라고 해도 그날이후 대추나무에 대추는 자연적으로 떨어지기 전에는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다. 해마다 추석이 가까워지고 대추가 불그레 맛이 들어 갈 무렵이면 우리 집 대추나무는 하얗게 화장을 하곤 했다.

⊙ 대추 달인 물 목이버섯과 같이 달여 먹는다. 목이버섯은 비타민과 미네랄을 많이 함유하고 피를 맑게 하는 작용이 뛰어나므로 거칠어진 피부를 매끄럽게 가꾸어 준다. 식물성 섬유가 변비에도 효과를 주므로 차처럼 마시면 효과가 좋다.

⊙ 생강 대추차
겨울철 목이 칼칼하고 감기 기운이 있을 때 마시면 매우 효과적으로 몸이 차고 떨릴 때는 뜨겁게 끓여 마시는 게 좋다.
대추 16개, 생강20g,물 600g, 황 설탕 4큰 술 비율이면 적당하다.
대추와 생강을 물에 씻어 물기를 뺀 후 생강은 껍질을 벗겨 얇게 썬다.
차관에 대추와 생강을 넣고 물을 부어 끓이는데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인 후 은근하게 오래 다린다. 건더기는 걸러내고 국물만 찻잔에 따라 낸 다음 황 설탕을 넣어 녹인 후 잣이나 대추채를 띄워 먹는다.

⊙ 대추 술
대조(대추) 150g / 소주 1000㎖ / 설탕 100g / 과당 50g
잘게 썬 대추를 용기에 담고 소주를 자작하게 붓고 밀봉하여 시원한 곳에 보관한다.
하루에 한번 씩 용기를 가볍게 흔들어주면서 7일이 지나면 천으로 거른다.
걸러낸 액에 설탕과 과당을 넣어 녹인 후 다시 용기에 담고 여기에 다시 생약 찌꺼기를 1/10정도 넣고 밀봉하여 한달 동안 보관하였다가 곱게 걸러내면 적갈색의 달콤하고 순한 맛의 약술이 된다. 식전에 반주로 한잔씩 마신다
대추는 신경안정제, 해독제로 뛰어나며 간을 보호하고 고혈압, 신장병에 좋으며 강장효과가 있는 한방생약이다.

⊙ 주의
덜 익은 풋대추는 많이 먹으면 설사를 하고 오히려 열이 나는 수가 있다.
대추를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기가 상할 수 있으니 과용하지 말고 적당량을 복용해야 한다. 




2007년 9월 21일 금요일

좋은생각 감사편지

안녕하세요.
좋은 생각과 행복한 동행을 하면서 너무 많은 기쁨도 경험합니다.
내 작은 글이 책에 실린다는 연락을 받고 너무 좋았는데 그 다음 편집실 님의 전화를 받았을 때 팔 다리를 다친 상태라 똑똑하지 못한 음성으로 대답을 해서 정말 죄송했어요.
그리고 며칠 전 좋은 님이 보내주신 참기름과 들기름 깨소금까지 잘 받았습니다. 좋은 님께서 베푸는 사랑을 과연 언제 갚을 수 있을는지 마음 한편에는 빗진 자의 무거운 마음도 없지는 않지만 좋은 님의 귀한 선물 맛있게 먹고 건강하겠습니다. 나누고 싶어도 마음뿐인 제가 좋은 생각의 좋은 뜻을 혼자 누리기 아까워서 참기름과 참깨는 시각 장애 이웃 자매에게 전했답니다. 받은 기쁨을 또 누군가와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뿌듯합니다.
나눔의 사랑을 실천하시는 좋은 님께 먼저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기쁜 마음을 염치없지만 몇 자의 글씨로나마 편집실에 전합니다.
즐겁고 풍요로운 중추절 되세요.
고맙습니다.


2007년 9월 16일 일요일

묘한 힘


출근길에 큰길 공사장에서 합판에 못 빼는 작업을 하는 남자를 보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는 친구의 말을 듣는 나는 왜 눈물이 났을까요. 내 손에 슬며시 휴지를 쥐어주는 또 다른 친구는 떨리는 목소리로 조용히 말합니다. 경제 능력이 없어 별로 예뻐 보이지 않던 남편에게 바쁘다는 핑계로 여름 휴가도 거절한 자신을 용서받고 싶어 만원 안에서 선물을 하고 싶다고 합니다. 내가 보려고 사온 행복한 동행과 좋은 생각을 가방에 슬며시 넣어주었습니다.
다음날 친구의 명랑한 전화 속 음성이 들려옵니다.

"친구야 고마워! 너의 책 선물 덕분에 남편에게 칭찬 받았어. 오랫동안 돈 못벌어 온다고 짜증만 부렸었어!
사랑 받는 일 간단한 건데 그 동안 모르고 살았다."

고맙다는 친구의 말을 들으며 나는 웃습니다.
좋은 생각과 행복한 동행은 미움도 사랑으로 바꾸어 놓는 묘한 힘이 있나봅니다. 


당신의 눈길

당신이 그윽한 눈길로 나를 응시할 때
당신의 눈빛 안에서 나는 그늘이 됩니다.

당신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이나를 감쌀 때
당신의 온기 안에서 나는 보호됩니다.

당신으로 심장에 이르는 기쁨을 발견할 때
당신으로 머리에 이르는 행복을 만끽할 때
당신 사랑 안에 있음을 들여다 볼 때
내 마음속에 당신의 존재를 깊숙이 새겨 넣습니다.

내 마음이 포근한 것은 당신의 온유한 낯빛 때문입니다.
분명히 당신은 하나님이 내게 주신 특별한 선물입니다
내가 사는 이유는 당신의 사랑입니다.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부고

신문에 난 부고를 보고 찾아간 스승님의 빈소 앞에 
국화꽃 한 송이가 드릴 수 있는 마지막 여비의 몽땅 이었다.
각지고 커다란 허연 봉투를 큰 궤짝 속에 집어넣고
바쁜 걸음 되짚어 떠나버리는 스승의 제자들은 그리도 많건 만은

세상의 눈물이 말라버렸나,
눈물의 씨앗이 말라버렸나!

그래도 누군가가 울고 있는 지
천둥 번개 비바람이 들러리하며 지나간다.
명복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