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집 근처 시장에서 살아있는 주꾸미 파는 것 있느냐고 초저녁에 낭군님 전화다.
죽은 것은 보았지만 살아있는 것은 못 본 것 같다고 했다. 별안간 살아있는 주꾸미를 왜 찾느냐고 했더니 아는 사람이 낯에 죽은 주꾸미를 샀는데 그 주꾸미를 보니 쭈꾸미 회가 먹고싶다고 한다. 요즘 주꾸미 먹는 철이라서 맛이 있단다.
"주꾸미 철이면 아마 횟집에 있지 않을까요? 들어오는 길에 횟집에 들러 없으면 오징어나 낙지를 사오세요,"
딸아이 옆에서 전화하는 것을 듣고 있다가 하는 말,
"산 오징어, 산낙지 말고 주꾸미도 산 주꾸미가 있어요?" 하고 묻는다.
"그럼 횟감은 다 살아있지, 횟집 앞을 지나가다 보면 수족관 안에 모두 살아있는 것 못 봤니?"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한참을 생각하더니 심각하게 말한다.
"엄마 나는 산 오징어는 산에서 잡은 거라서 산 오징어인줄 알았어요."
아이는 저 나름대로 심각하고 나는 나대로 심각하다.
시집갈 나이가 되도록 뭘 가르쳤나하는 생각에 기가 막혀하고 있는데 그이가 검정 비닐을 들고 들어온다. 건네주면서 세 발 낙지를 사왔다고 다듬어서 먹자는 것이다.
시집갈 나이가 되도록 뭘 가르쳤나하는 생각에 기가 막혀하고 있는데 그이가 검정 비닐을 들고 들어온다. 건네주면서 세 발 낙지를 사왔다고 다듬어서 먹자는 것이다.
"나는 도저히 살아있는 것을 만질 수 없으니 알아서 만들어 보세요."
하고 뒤로 물러나 있는데 낙지 손질하는 것을 본 아이가 내 게로 와서 귀에 대고 비밀스럽게 말한다.
"엄마 아빠한테 속았어 다리 많 어."
하긴 나도 세 발 낙지가 발이 세 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된 것은 불과 몇 년 되지 않았으므로 딸아이가 산 오징어는 산에서 잡아오는 다른 오징어로 알고있었다는 것을 답답하게 생각할 것까지는 없다는 생각이든다.
인터넷을 뒤져서 세 발 낙지에 대해 설명을 해 주었다.
한자로 가늘細(세)자, 3번째 다리가 가늘고 작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세 발 낙지의 다리는 8개이며, 3번째, 가장 짧은 다리를 보면 끝이 갈라져 있는데 수컷으로 정자의 운반 역할을 한다고 한다. 또한 낙지의 종류는 하나 이지만 지역이나 자란 환경에 따라 맛과 향, 크기의 차이가 있다고 한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