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6일 토요일

옥잠화

옛날 중국에 피리의 명수가 살았다고 한다.
어느 여름날 저녁 아름다운 피리 소리를 들은 선녀는 월궁의 공주를 위해 다시 불어달라고 간청하면서 기념으로 옥비녀를 뽑아 주었는데 명수가 옥비녀를 받으려는 순간 땅에 떨어져 깨어지고 말았다.
 
에이고 아까 워라!”
 
그 자리에 하얀 꽃이 피었는데 그 꽃봉오리가 선녀가 준 옥비녀와 흡사하여 사람들은 이름 모를 꽃에 피리 부는 요정을 접목시켜 옥잠화라 불렀다고한다.
 
8월에 피었던 꽃들은 씨가 영글어가고 있는데 잎사귀도 시들고 쌀쌀한 요즘 비녀처럼 오므린 꽃닢 트럼펫같이 핀 옥잠화 송이를 찍어보았다.



2018년 10월 5일 금요일

에키네시아





늘어진 잎 새
상처 난 꽃송이 에키네시아
그래도...
왕년에 내가 누구였는데 메세지를 남기 듯
꼬장꼬장 서있는 마른 꽃 대 를 바라보며 나를 돌아 본다.
그래 누가 뭐라고 해도
살아온 흔적은 아름다운 것


살아온 만큼만 가을을 느끼기로.

2018년 10월 4일 목요일

단풍

낙엽을 주워 들여다보니 참 예쁘다.
쓸쓸함은 찾아 볼 수 없이 곱다.
하늘높고 바람 시원하고
가을은 단풍 때문에 더 아름답다.




2018년 10월 2일 화요일

가막살나무

가막살나무 열매가 요즘 한창 익어간다. 
겨울 산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가막살나무의 빨강 열매에는 비타민과 높은 폴리페놀과 구연산 함량이 풍부하다고 알려지면서 효소를 담근다고...
몸에 좋다하면 남아나질 않는다.
봄에 하얀 꽃이피는데 조경수로 심은 것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아직 어린 나무라서 그런지 원래 그럴 수도 있는 것인지 지금에서야 예쁘게 한 송이 피었다.
"찰~칵"
가막살 나무 열매의 얼굴은 계란형이다. 사람 얼굴이라면 미인 형인데 식물은 뭐라고하나?




큰언니

다 저녁에 언니가 왔다.
띠 동갑 언니다.
명절을 앞에 두고 얼굴을 안보면 안 될 것 같다고 전철을 타고 1시간도 더 걸리는 먼 거리를 동생 얼굴 잠간 보려고 온 것이다. 종일 힘들게 일하고 막내 동생을 보러 온 언니를 맞으며 가슴이 찡하다. 이런 감정이 형제 애 라는 것인가 보다. 전화 통화를 하면서 너무 불경기라서 이러다가는 밥도 굶겠어라고 지나가는 말로 했더니 힘들어하는 내 모습이 눈에 밟혀 순간순간 가슴이 아리고 멍해진다고...
 “내가 12살 때 엄마가 널 낳았어. 너 내가 업어 키웠어, 지금 허리 아픈 거 그때 너 업어줘서 쪼끔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르지. 하하~~”
 “언니 이 옷 언니 좋아하는 스타일이지? 언니 이 가방 메고 가! 등짝에 메고 다니는 것이 제일 좋아, 무겁게 들고 다니면 팔 아파서 안 좋아 언니.”
 들고 온 보따리를 풀어 주섬주섬 꺼내놓는 언니의 사랑 선물이다.
송편 만들라며 떡쌀 반죽을 해서 싸고 동그랑땡 부치라고 고기 갈아 양념 반죽을 만들어 싸고 구워 먹으라고 10cm흰떡 5줄을 비닐봉지에 담아들고 종로에서 여기까지 찾아온 언니와 나는 한쪽귀로는 들으면서 입은 서로 자기 말만 한다.
노인이라는 말을 듣는 나이가 되다보니 언니들을 만나면 어른이 되어서 살아온 이야기보다는 어릴 때 이야기를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얼굴 마주보고 앉아 제대로 여유로운 이야기 할 시간도 우리에게는 없다. 얼굴을 보았으니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말에 언니와 자장면을 배달시켜 저녁식사를 하며 주고받은 이야기기는 이것이 전부다
하얀 봉투를 손에 쥐어준다.
 “이거 쌀사라~~
 흐 미~~
불경기라서 이러다가는 밥도 굶을 것 같다는 말을 한 것이 언니에게 가슴 아프도록 큰 울림이었나보다. 언니에게 아픔을 안겨주고 말았으니 이제는 말을 조심해야 하겠다,
얼굴보고 2시간 못내 아쉬운 헤어짐이다. 사라지는 택시 꽁무니를 바라보며 끝내 입가를 지나 턱 밑으로 뜨거운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바람이 분다.
하늘을 본다.
사랑해 언니~~


건강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