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2일 화요일

작살나무


작살낸다는 말이 있다. 완전히 깨 부셔버리고 작살냈다고 하는데 이 작살나무 열매는 서로 쪼르르 다정하고 예쁘게 달려있다. 꽃이나 열매로 이름을 지어야지 잎이 작살모양이라서 작살나무라고 한다니 이렇게 아름다움을 뽐내는 나무이름을 누가, 왜 성의 없고 멋없이 작살이라고 지어준 것일까? 다행인 것은 작살열매는 천진주라고 불러 준다고도 한다. 보고 또 보아도 귀여운 좀작살나무 열매들을 보면서 개명을 해주고 싶은 시월의 아침이다.
가을이보여주는 꽃이나 열매는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좀 작살나무가 시월의 아침을 인사한다


오늘도 좋은 아침이다.


2018년 9월 30일 일요일

작두콩

너무 보고 싶은데 얼굴도 보여주지 않는다고 눈물 바람 날리다.
이렇게 재미없는 세상을 왜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우울 속에서 허우적대다.
"다~링 다~링~~" 정겨운 전화 음이 울려 퍼진다.
몸살, 감기기운이 있다는 그이 말을 들으며 보고 싶다는 말은 꺼내보지도 못한 채 인자한 엄마의 목소리로 변신하다.

"따뜻하게 하고 얼른 주무세요."

멍 하니 앉아 입속에 눈물이 짜다고 느끼다.
섭섭한 마음은 어디로 숨어버리고 그를 향한 애닯은 마음만 가득하다.
콩깍지는 나이 불문이다.
내 그리움은 작두콩 깍지만하다.




바나나 나무





수원 어느 청소년 쎈터 마당에 15년 정도 된 바나나 나무가 지붕 높이보다 높이 자라서 멋스러운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내 등판만한 꽃 봉우리에 노란 꽃잎이 아름다움을 뽐내더니 잎이 떨어지고 올해도 바나나가 주렁주렁 열렸다.
지금쯤 가면 노랗게 익었을텐데...
도시 한 복판에 풍경이다.


그곳에 가보고 싶다.

삼용이



제작년 추운겨울 우리집에 밥 달라고 찾아오는 길냥이가 있었어요. 
문앞에 앉아 불쌍한 얼굴로 소리없이 기다리는 녀석이 냐옹 하는것을 듣지 못해서 벙어리인줄 알고 우리 딸들이 이름을 삼용이라고 지어주었어요. 가끔 보이지않아 "삼용아~~" 부르면 달려오곤 해서 듣기는 하는구나 생각했지요.
그러던 어느날 귀가 찢어져 피가 나기에 통조림에 소염제를 섞어 먹였더니 집에 들어오겠다고 하기에 식구로 맞아주었답니다.
반려묘로 살아온지 2년이 되어갑니다.
이 사진은 집 냥이로 산지 6개월 되었을때 찍은거랍니다.
중성화 수술을 시켜서인지 살이 많이 쪘어요.
지금은 이때보다는 좀더 잰틀 해요.
산책을 가겠다고 냥냥 거려서 문을 열어주었더니 기껏 담 위에 앉아 오가는 사람들 바라보기가 전부 예요.
예방주사 맞히러 병원에가면 선생님이 개명을 해주라고 해요. 말도 잘하고 잘듣는다고 그냥 용이라고 불러 주라는데...
그냥 웃지요.^^
귀여운 뚱땡이 휴대폰에 넣고 다녀요.



빨강불빛



정체다.
어디까지 일까? 브레이크 빨강 불빛만 저 멀리까지 보인다. 
옆지기는 휴대폰으로 정체된 길을 확인하며 말한다.

"졸려~~"

"졸려? 그러지 마!"

"뭘 그러지말라는 거야?"

"졸리지 말라고 운전 하면서 왜 졸려..."

이렇게 작은 다툼이 시작 되었다.

"나는 졸릴 자유도 없는 팔자구나~~"

"하하하~~ 잠이 달아났다."

이렇게 명절 연휴가 끝나고 엊저녁 우리의 안식처로 돌아왔다.
몸이 찌뿌둥하다.
그렇지만 원래대로 일상을 회복하는 하루를 시작 한다.

"힘내자 좋은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