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종이를 버리려고 정리하다가 깨알같은 글씨가 적힌 수첩속지 몇 장을 발견했다.
메모 종이나 주소, 이름이 적힌 종이는 카터기에 갈아서 버리는데 빠뜨리고 폐지에 섞이었나보다.
친구가 놀러왔다가 적어놓은 사랑한다는 우정의 메모, 그리고 아르바이트를 했던 시간들이 빼곡하게 적혀있었다.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한시간에 3000원 하루에 12시간에서 15시간...
그렇게 도대체 몇 년인가.
며칠전 아이는 아르바이트에서 짤렸다.
이유는 알지 못한다.
불쌍한 내 새끼....
창자가 다 녹는것같은 느낌이다.
악~~!
눈물이 폭포수같이 쏱아진다.
집안 환기를 시키려고 창문을 열었는데 대 여섯 명의 남녀 학생들이 모여 담배를 피우고 있다. 주변에 고입 학원이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중3이나 고1? 정도의 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일제히 나를 쳐다보는데 "뭘 봐!" 하는 표정과 눈초리에 당황한 나머지 이렇게 말했다.
"저기~~우리집에 갓난 아기가 자고 있거든...떠들지 않기다."
여름에도 아주 어린 남학생에게 여기서 담배 피지 말라고 했더니 심한 욕을 하는 것을 겪었기에 환기도 못 시키고 창문을 얼른 닫았지만 신경이 온통 밖으로 나가 있고 그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었다.
부모님이 스키장으로 휴가 떠나고 없는 주말 새벽에 한 친구의 집에 모여서 다음날 새벽까지 의 계획을 짜고 있었다. 여학생이 책임지고 친구 한 명을 데리고 함께 오겠다는 약속과 약속을 못 지키면 혼자 두 명을 상대하겠다는 거침없는 발언까지 한다. 카메라는 두 사람이 다른 각도에서 촬영을 할 것이며 이미 대본대로 남녀는 여러 번 연습을 했다는 것과 특별한 경우에는 남자 배우를 교체 할 수도 있는데 두 사람이 사귀는 사이라 해도 촬영이 끝날 때 까지는 어떠한 간섭도 하지 않겠다는 구두의 약속까지 대충 이야기 내용은 섹스 동영상을 찍겠다는 것이었다. 여배우의 길을 선택한 여학생의 웃음 섞인 목소리를 들으면서 안타까움에 몸이 오그라드는 것 같았다.
"어머! 어머! 저느므 시끼들 작당들을 하고 있네, 야~ 이늠들아~~!!"
"애들아! 아직 너희는 어리잖니? 어른이 되면 다 할 수 있는 것을..."
용기를 내어 무식하게 야단을 칠까? 아니면 교양 있게 차원 있는 강의 스타일로 충고를 할까? 이런저런 생각은 굴뚝같았지만 무서운 생각이 나의 마음을 붙잡아 앉힌다.
이런!! 어른이 되어 가지고 나만의 안전을 위하여 비겁하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손은 어느새 문고리 잠금 장치를 점검하고 있다니...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듯이 아직 어리다고만 생각하고 있는 저 아이들의 부모들은 설마 저런 계획을 세우고 있으리라고 상상도 하지 못할 것이다. 내 아이 만큼은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착하고 아직 어리다고 생각한다. 행여 잘못되는 일이 생기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친구를 잘 못 사귀어서 그렇다고 말할 것이다.
이런 계획된 일들은 극히 일부이기는 하겠지만 내가 그 나이 때를 돌이켜보니 지금 우리의 청소년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을 벌이고 있다. 그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포르노 배우를 꿈꾸게 했을까.
아직은 이른데...
사랑하는 나의 자녀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님들의 세심한 관심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글은 1월5일 춥던 어느날 썼던 글이다.
여성 포털 싸이트에 이글을 올렸었다.
많은 염려의 댓글이 달렸다.
그중에 기억나는 댓글이 있다.
정말 이냐고...
지금 소설쓰느냐고 설마 그런일이...
일부 불량 청소년들 아니겠냐고...
어떤이는 동네가 후졌다고...
나는 답글을 잘 안쓰기 때문에 달린 댓글이 부담스러워서 글을 삭제하고 말았다.
그로부터 불과 몇달이 지난 5월 어느날 모처 초등학교에서 집단 성폭행이라는 기사가 메스콤을 떠들썩하게했다.
마음이 착찹했다.
학교에서까지...
토요일, 비가 오락가락 했지만 시외버스 터미널은 피서를 떠나는 청소년들로 시끌벅적했다.
바닷가에 도착해서 부터 돌아오는 1박 2일의 짧은 우리가족 여름휴가는 중복이 오기전에 흉내만 내고 돌아왔다.
이여름 바닷가는 젊은이들의 천국이다.
다른 눈으로 바라보면 위험 천국이기도 하다.
아무쪼록 젊은 날의 순간순간들이 좋은 추억만 담을수 있는 여름이 되길 바램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