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 친구 결혼식이 끝나고 뷔페에서 피로연을 겸한 식사를 하고 돌아오는데 대형 마트 옆 길가에 언제 생겼는지 포장마차 호떡집이 보였다. 식사 마치고 나온 뒤라 꼭 먹겠다는 생각보다는 옛날 여고시절 학교 앞에서 먹던 생각에 딸에게 한 개씩 사서먹자고 했다.
"비가 내려서 가뜩이나 구질구질하게 축축한데 엄마는...?"
얼마냐고 물어보니500원이라기에 2개를 샀다. 집에 가서 먹자고 딸아이가 얼른 가방에 집어넣는다. 다른 사람들도 길에서 먹는다고 했더니 보기 싫다면서 그라지 말라고 한다. 하긴 팔에 기브스까지 하고 모녀가 길에서 호떡 먹는 모습을 상상하니 좀 그랬다. 집에 들어와 호떡을 꺼냈더니 살 때 통통하던 호떡은 미지근하게 식어 푹 찌그러졌고 흐느적거린다. 내가 생각한 꿀 호떡이 아니다. 오늘은 꼭 그 옛날 먹었던 꿀 호떡이 먹고싶다며 딸아이도움을 받아 베이킹 파우더를 넣고 밀가루 반죽을 해서 냉장고에 넣었다.
밤9시 뉴스를 보면서 드디어 호떡집 문을 열었다.
누런 황 설탕 듬뿍 넣은 꿀 호떡4개가 만들어졌다. 뜨거울 때 먹어야 맛있다며 두 딸과 먹기 시작했다. 그 옛날 먹었던 바로 그 맛은 아니지만 흉내는 낸 것 같았다. 아이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반개씩 나누어 먹는다.
누런 황 설탕 듬뿍 넣은 꿀 호떡4개가 만들어졌다. 뜨거울 때 먹어야 맛있다며 두 딸과 먹기 시작했다. 그 옛날 먹었던 바로 그 맛은 아니지만 흉내는 낸 것 같았다. 아이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반개씩 나누어 먹는다.
"맛있지? 맛있지? 호떡은 길에서 먹어야 더 맛있는데...."
내 말에 아이들 합창으로 웃는다.
"우리 엄마 취향 참 독특해. 호호호~"
프라이팬에서 바로 꺼내어 1개 더 먹으려는데 뜨거운 꿀이 입술과 턱에 주르르 흘렀다.
순간에 데었다.
입술은 콩알만하게 부르트고 턱은 쌀알 만하게 발개졌다.
한쪽 팔이 불편한 후유증이다.
잠시 후 들어온 남편 대뜸 하는 말,
순간에 데었다.
입술은 콩알만하게 부르트고 턱은 쌀알 만하게 발개졌다.
한쪽 팔이 불편한 후유증이다.
잠시 후 들어온 남편 대뜸 하는 말,
"누구한데 습격 당했나? 입술이 왜 그렇게 된 거야?"
처음부터 호떡 상황 보고가 시작되었다.
그이 하는 말,
그이 하는 말,
"그만해라! 들을 필요도 없다. 당신은 그런 것이 병이다. 길에서 먹으면 입이 부르트나? 그 자리에서 먹고 오면 간단 할 것을 그 팔을 해 가지고 집에서 만들어 먹는다고 입술에 풍선까지 달고 이 법석이가..."
길에서 먹지 못하게 한 것은 당신 딸이라고 말했더니 금방 말꼬리 방향이 달라진다.
"옷에 질질 흘린 것 쫌 봐라. 그 모양새를 하고 도도하게 다리 포개고 앉아있는 꼬라지 봐라. 그라고 싶나? 보아하니 배 찢어지도록 먹고 만사가 귀찮은 현상이네... 옷 갈아입거라, 그게 뭣이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그이 비아냥거림에 눈을 꼭 감고 말했다.
"당신이 벗겨줘요. 나환자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