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15일 금요일

새로 쓰는 에세이



우리들의 이야기

 

어둠이 깔리기 전 저수지 길모퉁이에 온종일 비바람 맞고 덩그러니 피어있는 장미를 만났다. 그 아름다움은 중년의 단아하고 중후한 여인을 보는듯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꽃에 비유한다. 측은하게까지 비친 비에 흠뻑 젖은 장미꽃을 사진으로 남기기는 하였으나 아무리 보아도 물감으로 그려진 것 같은 모양이다. 빨간빛도 분홍빛도 그렇다고 노랑 빛도 아닌 물감을 뒤섞어 놓은 듯 야성의 매력을 지닌 장미를 만나게 되어 한동안 기쁨 안에 서서 바라보았지만, 한편으로는 꽃잎이 떨어질 듯 말 듯한 모양이나의 일생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밀려와 콧등이 시큰해졌다.

어느덧 황혼길 나의 이야기를, 아니 우리들의 이야기를 끄적끄적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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