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24일 월요일

꽈리




조심조심 꽈리 속을 비워
그 속에 바람을 불어 혀끝에 얹어놓고
앞니 안쪽으로 꾸~욱 눌러 소리를 내어본다.
꽈 리릭~~
꽈 리릭~~
새색시 방귀 소리가 저렇게 예쁠까?
꽈리 속을 파내주시던 옛사랑 할머니 생각이 간절한 비 내리는 아침이다.

산딸나무



산 딸 나무 열매는 장을 깨끗하게 하는 효능이 있고 소화제 역할도 한다고 했다.
봄부터 흰 꽃이 피는데 나무위에 나비가 앉은 듯한 자태가 너무 예쁘다. 집 옆 노인정에 아직도 몇송이 꽃이 피어있다. 열매줄기가 체리처럼 길고 열매는 오돌 톨 하다. 이런 무늬가 있는 가죽 가방을 본 듯한데...
열매를 먹어보니 살짝 단맛이 바나나정도? 내 입맛을 기준하면 맛은 별로다. 주황색 속은 씨가 많은데 그 느낌이 홍시를 먹을 때 씨를 덮고 있는 얇은 막? 같은 것이 있다.
꽃도 열매도 예쁘다. 씨를 화분에 심어보려고 한다.
산 딸 나무 키우기에 성공하면 그때 큰 소리로 인사해 주련다.
산 딸~~

"좋은 아침!"



2018년 9월 23일 일요일

줄난



비 내리는 아침 마당 화분들이 목을 축인다.
그뿐만이 아니고 목욕하는 날이기도 하다.
수도 계량기 옆에 놓아둔 줄 난 화분에 꽃이피고 줄줄이 새끼를 치면서 덩치 큰 장독만하다.
벽 틈사이로 실지렁이처럼 자란 나팔덩굴이 비오는 와중에 줄 난을 타고 올라와 한 송이 꽃을 피웠다.
줄 난에게는 불청객이지만 꽃이 예쁘다.
작은 빗방울에도 찢어질 것 같은 여린 나팔꽃이지만 잘 견디고 피어있다.
나팔아~~
너 때문에 기분 좋은 아침이다.


뺀질이 이름표

친정엄마 나 키우실 때 늘 하시던 말씀 공부 열심히 해서 선생님 되거라.
음식 잘하면 어른 되어 여기저기 불려 다닌단다. 공부나 열심히 해라.
일 잘하면 수족이 고생한다, 하라는 공부나 해라.
바느질 잘하면 바느질 해먹고 살래? 그 시간에 공부나 하거라.

청개구리는 하지 말라는 것만 하고 싶어 인형 옷 만들기를 즐기더니
결국에는 어른이 되어 옷만 만지작거리고 있구나
.
엄마 말씀 잘 듣고 음식은 커녕 신부 수업도 없이 시집오더니
대통령상보다 더욱 값진  시댁에서 받은 뺀질이 이름표

그렇지만 뺀질이도 잘 하는 것 있지.
시댁에서 인정하는 노동의 여신 설거지 담당.
명절 기름때를 책임질 추석의 전사는 핸드크림 가방에 챙겨 넣고 웃으며 떠나련다.
우리 모두 즐거운 명절을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무궁화 삼천리 화려 강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하 하 핫!!





2018년 9월 22일 토요일

가을 다짐


더워서 못살겠다고 짜증인지 응석인지 투덜거리다 보니 무더위가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아침, 저녁으로 서늘하리만큼 시원한 바람도 불어주니 이제는 쓸쓸하고 외롭다.
가을을 타는가보다.
아니, 가을을 타고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다.
사람이 살다 보면 많은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일을 겪게 되지만 올해여름날들은 나의 주변이 너무 힘든 일이 많았던 달이기도 하다.
인간의 힘으로 벽에 부닥칠 때면 항상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산다고 말은 하지만 그렇지도 않다는 생각을 가끔 하게 된다.
믿음 부족?
인내 부족?
능력부족?
참 인간이란 무척이나 나약한 존재다.

주변을 둘러보면 나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상황들이 많은데,..
나 자신의 상황이 가장 어렵고 불행한 듯 느끼는 것은 아마도 사치이고 행복한 고민 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이아침 문득 머리를 스친다.
그래!
행복도 불행도 나 자신이 만들고 있음이다.
사랑이 가득한 가을맞이를 자신에게 약속하면서 미리 행복 계획을 세워보련다.
 
가을엔 꼭 행복하기.
무조건 행복하기.
계속해서 행복하기.
행복 속에 절대로 지치지 않기.
행복 속에 허우적대다 죽는다 해도 절대로 탈선하지 않기다.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