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22일 수요일

성교육


남의 가정사를 남이 알면 얼마나 속속들이 알겠느냐만 그동안 가깝게 지내며 느낀 점은 사랑이 넘치는 가정이라고 감히 단정 지어도 좋을 것 같은 모범 가정이다.
그런데 요즘 한동안 우울한 얼굴을 하고 새벽기도에 통곡 수준으로 눈물 뿌려 기도하는 지인에게 슬며시 물었다.

저기... 말해줘 봐요. 기쁨은 두 배로, 슬픔은 반으로 나누는 거 알지?”

망설임 없이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한 듯 눈물로 아들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들이 사고를 쳤어요.”

무슨 사고? 아들 얼마 안 있으면 제대 하지 않아? 탈영했어요?”

작은애가요.”

눈물 섞인 이야기는 그렇게 한참 이어졌다.
얼마 전 부부동반으로 사업차 일본에 다녀왔다고 한다. 회사일이 끝나면 여행을 하자고 일주일예정으로 떠났지만 태풍도 지나간다고 하고 전화를 해도 받지 않는 혼자 남겨진 아들 걱정에 3일 만에 돌아오게 되었다고 했다. 주말이었지만 남편은 회사에 잠간 들러온다고 중간에서 헤어져서 먼저 집에 도착해보니 그리 이른 아침도 아닌데 작은아들은 자고 있었더란다. 기겁 한 일은 여자 친구와 함께 나체로.
벌벌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아이들을 깨우고 무슨 말을 했는지 생각도 나질 않는다고 했다.

여자 친구 부모님도 둘이 교제 하는 것을 아시고 우리아들을 예뻐하신다고 여자아이가 말하더라고 고요.”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계속 같은 말을 되풀이 할뿐 넋을 놓을 지경에 이르렀는데 아들은 무릎을 꿇고 몇시간을 꼼짝도 않고 있더라고 한다.

우리 교제를 허락 해주세요.”

허락? 무슨 허락을 하라는 거니?”

우리 결혼 시켜주세요.”

? 너 몇 살인데 결혼? 학교는?”

여자 아이는 고3이고 얼마 안 있으면 졸업이니까 대학교는 결혼하고 나서 다녀도 된다며 저희들끼리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웠다는 것이었다. 엄마가 허락을 안 하면 집을 나가겠다는 말에 너무 화가 나서 뺨을 몇 차례 때리고 기절을 했다고 한다. 병원에 실려 가고 나서야 남편이 알게 되었고 아들과 마주앉아 아들에게 자초지정을 모두 듣고 난 아빠의 반응은 엄마와 달랐다고 한다.

엄마에게 잘못했다고 해라!”

!”

우리아들 남자구나! 남자는 몸과 마음이 반듯해야한다. 그리고 졸업도 해야 하고 대학도 가야하고 군복무도 남아있고 교제를 하되 뉴스에 나오는 행동은 하지 않기다. 그리고 피임 확실하게 하거라.”

오랜 시간 무릎 꿇고 엄마 손을 잡고 흐느끼는 아들에게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에 빠져서 며칠을 기도하며 몸부림치다가 이제야 좀 정신이 든다고 한다. 약속이 잡히는 대로 여자 아이 부모님도 만나볼 생각이라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식 마음대로 안 된다는 어른들의 말을 되새김 해본다.
옛날보다 훨씬 빨라진 성 문화 앞에 어른들은 어떤 길라잡이 역할을 해야 할는지 부모의 마음은 갈피를 잡을 수 없을 것 같다. 옛날처럼 학교 마치고 군복무 끝내고 취직하고 결혼하고 아기갖고 그런 시대적 감각은 이미 사라진지오래 된것 같다.

고부도 중요하고 인성 교육도 중요 하지만 성교육도 중요하다.
혹시 청소년 자녀가 있는 엄마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될까하는 마음으로...

머루서리

새벽에 일어나 쓰레기를 버리려고 대문을 열려고 하는데 대문 밖에 자전거가 버티고 있다.
옆에 사람이...
여자다.
문을 열고 쓰레기봉투를 세우려는데 인사를 한다.
 
언니 안녕하세요?”
 
누군지도 모르는 여자의 목소리다.
가끔 드문드문 익어있는 머루를 따 먹느라고 손도 입도 시커멓다.
 
맛있어요따먹어도 돼요?”
 
이미 다 따먹었으면서 뭘 물어보시나?”
 
안에는 없어요?”
  
대답하기 싫어서 그냥 들어왔다송이송이 까맣게 익을 때까지 눈으로 즐거움을 느끼면 좋으련만 가끔 한 알갱이씩 익은 것을 그것도 남의 것을 새벽에 몰래 따서 씻지도 않고 입이 시커멓도록 먹고 싶은지...


2018년 8월 20일 월요일

최선의 답

“여보! 난 당신이 너무 좋아 정말 사랑해! 난 옛날이나 지금이나 당신 사랑하는 마음이 하나도 변하지 않았어. 당신은?“
 
"......"

“ 사람이 살면서 어떻게 사랑한다는 말을 한 번도 안 하고 살수가 있어. 세상천지를 다 뒤져도 아마 당신 뿐 일거야. 나도 그런 말 듣고 싶어."

“나이가 몇 개고...”
 
“아~~하하하 깔깔깔~~~”
 
아마 쉬지 않고 5분 이상을 웃은 것 같다.
정신 줄 놓은 것은 아닐까 의심되는지 실눈을 하고 발로 툭 걷어찬다.
너무 웃어서 눈물이 찔끔 나왔다.

"이 할망구가 왜 시비야~~당신이 날 사랑한다며!" (버럭!!)

나 원 참!
최선의 대답일까?

 

2018년 8월 19일 일요일

양귀비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이 행복을 안겨주는 아침
무더위에 잡초들은 모두 타들어 간 여름 끝자락에
보란 듯이 자태를 뽐내며 아침을 맞는 화초 양귀비
작은 바람결에도 곧 찢어질 듯 하늘하늘 수줍은 붉은 얼굴
아름답다.
장하다.
그대이름 양귀비
청순한 너
가녀린 너
순수한 너 나였으면 좋겠다.

2018년 6월 8일 금요일

아바바

세월이 참 빠르다.
 
15년 전 66일 난 무엇을 했던가....
 
아득한 그날의 아픔.
 
구급차를 타고 달리며 정신 줄을 놓았던 그날 나도 함께 갔어야 했는데 참 모질게도 아직도 세상과 싸우고 있구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마라 이쁜아~~
 
지금은 그 누구도 이쁜이라고 불러주는 이가 없네.
 
꿈길에서라도 강가에서 만나면 예쁜이라고 불러 주세요.
 
아바바~~~
 
 

Time is so fast.
 
What did I do on June 6, 15 years ago ...
 
The pain of that far day.
 
I had to go with the ambulance on the same day that I had lost my mind, but I'm still fighting the world.
 
Even if life deceives you, don't be sad or angry.
 
Nobody calls anyone pretty right now.
 
Please call me pretty when you meet at the river even on a dream road.
 


Abab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