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6일 일요일

포르노 배우를 원하는 아이들

우리 집 뒤는 막다른 골목길이다. 
집안 환기를 시키려고 창문을 열었는데 대 여섯 명의 남녀 학생들이 모여 담배를 피우고 있다. 주변에 고입 학원이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중3이나 고1? 정도의 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일제히 나를 쳐다보는데 "뭘 봐!" 하는 표정과 눈초리에 당황한 나머지 이렇게 말했다.

"저기~~우리집에 갓난 아기가 자고 있거든...떠들지 않기다."

여름에도 아주 어린 남학생에게 여기서 담배 피지 말라고 했더니 심한 욕을 하는 것을 겪었기에 환기도 못 시키고 창문을 얼른 닫았지만 신경이 온통 밖으로 나가 있고 그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었다.
부모님이 스키장으로 휴가 떠나고 없는 주말 새벽에 한 친구의 집에 모여서 다음날 새벽까지 의 계획을 짜고 있었다. 여학생이 책임지고 친구 한 명을 데리고 함께 오겠다는 약속과 약속을 못 지키면 혼자 두 명을 상대하겠다는 거침없는 발언까지 한다. 카메라는 두 사람이 다른 각도에서 촬영을 할 것이며 이미 대본대로 남녀는 여러 번 연습을 했다는 것과 특별한 경우에는 남자 배우를 교체 할 수도 있는데 두 사람이 사귀는 사이라 해도 촬영이 끝날 때  까지는 어떠한 간섭도 하지 않겠다는 구두의 약속까지 대충 이야기 내용은 섹스 동영상을 찍겠다는 것이었다. 여배우의 길을 선택한 여학생의 웃음 섞인 목소리를 들으면서 안타까움에 몸이 오그라드는 것 같았다.

"어머! 어머! 저느므 시끼들 작당들을 하고 있네, 야~ 이늠들아~~!!"

"애들아! 아직 너희는 어리잖니? 어른이 되면 다 할 수 있는 것을..."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듯이 아직 어리다고만 생각하고 있는 저 아이들의 부모들은 설마 저런 계획을 세우고 있으리라고 상상도 하지 못할 것이다. 내 아이 만큼은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착하고 아직 어리다고 생각한다. 행여 잘못되는 일이 생기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친구를 잘 못 사귀어서 그렇다고 말할 것이다. 
이런 계획된 일들은 극히 일부이기는 하겠지만 내가 그 나이 때를 돌이켜보니 지금 우리의 청소년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을 벌이고 있다. 그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포르노 배우를 꿈꾸게 했을까.
아직은 이른데...
사랑하는 나의 자녀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님들의 세심한 관심이 있어야 할 것이다.

용기를 내어 무식하게 야단을 칠까? 아니면 교양 있게 차원 있는 강의 스타일로 충고를 할까? 이런저런 생각은 굴뚝같았지만 세상이 사람이 무섭다는 생각이 나의 마음을 붙잡아 앉힌다.
이런!!
어른이 되어 가지고 나만의 안전을 위하여 비겁하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손은 어느새 문고리 잠금 장치를 점검하고 있다니...

 

2008년 1월 4일 금요일

난 죽여서 자르려고 했는데

책 한 권씩 잡고 귀에는 이어폰을 끼고 각자 하루를 말없이 보냈다. 
그이는 온종일 잠에 취해 있더니 저녁이 다 되어서야 일어났다. 

"뭐 특별한 식사를 기대 하고싶은데 안되겠나?" 

나는 음악소리 때문에 못들은 척 하면서 일부러 발장단을 쳤다. 그이는 슬그머니 딸들에게 다가가서 무얼 먹을까 물어본다. 아이들도 고개를 가로 저을 뿐 대답을 안 한다. 

"경포대 갈까?" 

그이 말에 아이들은 시큰둥한 표정들이다.
며칠동안 경포대 갈까? 정동진 갈까? 해돋이 보러 갈까? 벼르기만 하더니 이제는 모두들 포기했는데 준비를 하라고 크게 말한다.

"저녁은 경포대 가서 먹는 거야!"

이번에는 정말인 것 같아 아이들과 눈으로 가자는 신호를 한 다음 얼른 준비를 하고 출발을 외치며 좋은 기분으로 집을 나섰다.
신나게 바다를 향하여 달렸다. 
차도 많았지만 휴게소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보낸 관계로 경포대까지 4시간이 걸려서 도착했다.
경포대에서 하늘 한번 쳐다보고 검은 바다 한번 쳐다보고 바로 차를 돌려 정동 진으로 갔다. 방을 먼저 정하고 같은 건물에 있는 횟집에서 모음 회와 매운탕으로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새벽2시가 되어 역시 같은 건물에 있는 노래방으로 갔다. 
아이들이 불러주는 노래를 몇 곡 듣다가 그이의 노래를 듣기로 했다.
딸아이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약혼자가 한오백년을 불러서 분위기가 썰렁해 졌다며 다투었다더니 그이는 누가 정주고 울라고 시킨 것처럼 금방 울 것 같은 심각한 표정으로 정주고 내가우네~~를 외쳐댄다. 한편으로는 재미있어 웃기도 했지만 여행 중 예의에 벗어나는 노래라고 나도 깐죽대며 한마디 했다. 
여행 중에 생트집 잡는 것은 예의 지키는 사람 이냐며 버럭 화를 내고 나간다. 그이를 따라 아이들을 남겨두고 방바닥이 뜨끈뜨끈한 온돌방으로 먼저 들어왔다. 
벼르고 벼르다 떠나온 여행지의 밤은 구들장을 짊어지는 것으로 조용해졌다. 
아이들이 들어오더니 빨리 나가자고 성화를 대는 바람에 일찌감치 바닷가로 향했다.
모래사장에 서서 검은 바다에 파도소리를 들으며 해가 솟아오르기를 기다리는 바닷가의 새벽바람은 너무 춥다. 드디어 하늘과 맞닿은 저멀리 수평선 끝이 검푸른 듯 하더니 붉은 쇳물 덩어리 같이 해가 솟아올랐다. 모두들 딸기코가 되어 동태 되기 직전에 해님얼굴을 보았다. 

일출을 카메라에 담고 주문 진으로 향했다. 
주문 진 황태 해장국으로 아침을 먹고 부두에 배 들어올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건어물을 여러 가지 구입하고 오니 오징어 배가 도착했다. 
거짓말 안 보태고 내 팔뚝만한, 살아있는 국산 동해오징어 만원에 7마리라는 말에 5만원만큼 스티로폼 상자에 포장했다. 첫손 님이라며 5마리를 더 주어서 40마리다. 할머니는 돈에다 침을 퉤퉤 하며 퉁긴다.
오징어가 하늘 향해 먹물을 쏘는 바람에 옷이 말이 아니다. 그래도 즐거웠다. 

문제는 집에 돌아와서 일어났다. 
유난히 회를 좋아하는 그이는 오징어 5마리를 꺼내어 오징어 회를 만들라고 한다.
다리가 손에 자꾸 달라붙고 살아 움직이는 오징어를 도저히 만질 수가 없었다.
꿈틀거려서 회를 못하겠다고 횟집에 가서 먹는 것이 절대로 비싼 것이 아니라고 말하며 삶아 먹으면 안되겠느냐고 하니 살아있으니 회로 먹고 싶다고 한다.

"달라붙어서 못하겠어, 죽여 줘요."

"쭉 째고 그냥 토막내라."

할 수 없이 슬쩍 기절만 시킬 생각으로 약간 뜨겁게 온수 물을 틀어서 담가놓았다.
슬그머니 와서 보던 그이,

"지난번 잉어처럼 또, 뜨거운 물에 퉁겼나!"

버럭 소리친다. 어찌나 크게 말하는지 순간 죄인처럼 싱크대 코너에 쭈뼛이 차려 자세로 서 있었다.
"나 미치겠다. 미치겠다." 하며 한숨을 길게 쉬더니 오징어 상자를 그대로 들고 나가버렸다.

난 죽여서 자르려고 했는데....

2008년 1월 2일 수요일

희망의 속삭임


새해 새날 동트는 세상의 아침
살포시 내게로 다가왔다. 귓전을 간질인다.
향기 섞인 속삭임.
희망의 속삭임.
몸도 마음도 건강하세요.
나도 당신도 마음 부자 되어요.
쥐띠 새해 새날을 맞이하며....

2007년 11월 11일 일요일

그 웃기는 짬뽕이

청계산 기도원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늦은 밤인데도 차가 많다. 내 앞을 달리는 자동차가 서면 나도 서야하는 상황이다. 신호대기로 오래도록 서있는데 앞차의 브레이크 불빛이 흰색이다. 후진 등이 켜진 것 같아 바짝 들이댄 내 불찰을 후회하면서 혹시라도 하는 생각에 "빵" 하고 한번 눌렀다.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앞에서 달리는 차는 브레이크를 밟을 때마다 빨강 등이 켜지는 것이 아니라 흰색 등이 켜지는 것이었다. 후진 전구를 브레이크 등으로 잘못 끼운 듯하였다. 전구가 나가고 급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나 보다라고 좋게 생각하다가도 차 하부에서는 스파크가 일어나는 것처럼 번쩍이는 파랑 불빛이 아스팔트를 비추는 것을 보면 마음대로 멋내기 젊은 운전자 인가보다 라고 생각을 했다.
"멋 부리기? 그래도 그렇지 자동차 불빛은 모든 운전자들의 약속인데,"
과천에서부터 그 앞차 때문에 집에 도착 할 때까지 신경이 쓰였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차가 우리 단지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저 웃기는 짬뽕, 우리 아파트 주민인가 본데....?"

주차를 시키면서 만나면 얼굴 좀 봐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왔으니 지하 엘레베이터를 타는 바람에 만나지는 못했다. 막 집에 들어섰는데 초인종이 울린다. 오라버니다.

"오빠 이 늦은 시간에...전화라도 하지 그랬어요...나도 지금 들어 왔구먼..."

"처가에서 사과를 몇 상자 보내왔는데 낮에는 시간을 비울 수 없을 것 같아서 지금 그냥 가지고 왔다."

오랜만에 동생 집에 왔는데 밤이 늦었다며 신발도 벗지 않고 사과 상자만 들려주고는 돌아서서 그냥 나간다. 주차장까지 따라가서 오빠의 차가 단지를 다 빠져나갈 때까지 개운치 않은 기분으로 손을 흔들고 서있는데 남편이 저쯤에서 대답하듯 손을 흔들며 걸어온다.

"왜 밖에 나와 있노...내 기다렸나?"

"올케언니 친정에서 사과를 가져왔대요. 오빠가 지금 갖다주고 갔어요."

"행님도 참...해마다 정성이다."

잠을 자려고 하는데 급히 돌아서서 가는 오빠의 모습이 떠오른다. 환갑 진갑 다 지나서까지 동생 집에 과일 상자를 나르는 오빠에게 오늘 잘 먹겠다는 말을 했나? 안 했나? 왜 개운치가 않을까?
순간 벌떡 일어났다.
길바닥을 향하여 스파크를 터트리며 미끄러져 가던 오빠의 차 뒤꽁무니....

"아니! 그럼 그 웃기는 짬뽕이 오빠?"

2007년 11월 6일 화요일

새롭게 하소서!

할렐루야!!
11월3일 방송된 벤쿠버에서 오신 시온 성가대 지휘자 정성자 권사님과 단원들의 방송을 보고 감명 받게 됨을 감사드립니다. 살아가는 동안 고령의 나이에도 하나님의 은혜로 목소리 높여 찬양할 수 있는 시온 성가대 단원들의 건강과 평안을 기도합니다.
저도 장애아를 둔 부모로서 동감하는 마음으로 방송을 보았습니다
하나님의 큰 계획하심이 있기에 믿음으로 극복해야 하는 줄 알면서도 그분처럼 저도 얼마나 많은 원망과 좌절을 하며 살았는지 모릅니다.
지금은 좋으신 하나님이 좋은 생각으로 채워주시고 마음의 평안을 주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정성자 권사님의 처지도 슬픔도 기쁨도 너무나 나와 같기에 더욱 동감하면서 방송을 보았습니다.

날마다 깨어서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동행을 체험 할 수 있도록 좋은 방송을 만들어 주시는 방송사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도 그래왔듯이 새롭게 하소서 프로가 힘들고 지친 영혼들에게 활력이 되고 선교의 역할을 잘 감당 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옛날에 새롭게 하소서 북한을 돕는 프로였는지 고은아님 이영후님? 지금은 기억도 가물거리는 방송에 전화로 참여하여 유명한 영화 배우와 전화통화 했다고 아빠에게 자랑하던 우리 아이가 30살이 되었답니다. 세월이 참 많이 흘렀는데 다시 이 프로를 이끌어 주시니 정말 반갑고 감사합니다.
고은아 권사님, 임동진 목사님
늘,
항상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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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도 하나님의 도구로 쓰임 받을 수 있도록 기도 해주세요.
기독교 방송국 새롭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