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27일 토요일

쑥갓 꽃


하지가 지나서일까 6월의 날씨가 무덥다. 저녁 반찬거리로 두부 한 모 사들고 야채 코너를 지나치는데 쑥갓이 눈에 들어온다. 친정아버지 기일이 며칠 남지 않아서 인지 쑥갓을 보니 문득 아버지 생각이 났다. 무엇을 하겠다는 생각 없이 쑥갓도 한 단 샀다.
나 어릴 적에 우리 집 넓은 텃밭 가득 노랑 쑥갓 꽃이 피어있었다. 유난히 벌과 나비가 많이 날아다니던 쑥갓 밭의 풍경이 눈에 선하다. 노랑꽃이 너무 예뻐서 한 송이 꺾어 귀 윗머리에 꼽고 있으면 그 향이 너무 진해서 싫었던 기억...
여름이면 신 김치만큼이나 매일처럼 등장하던 반찬으로 상추와 쑥갓 풋고추 그것도 싫었던 기억...
그랬었는데 지금 그 싫었던 추억이 목이 메이게 그리운 것은 무슨 까닭일까...

가늘고 연한 쑥갓이지만 유년을 추억 할 만한 향이 풍긴다. 눈을 살짝 감아보니 내 아버지가 좋아하시던 노랑 쑥갓 꽃 위로 벌들의 윙윙거림이 귓전에 들리는 듯하다. 흰나비 노랑나비 호랑나비가 열어놓은 창문으로 날아 들 것 같은 착각 속에 잠시 머물러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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