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24일 일요일

주인의 고백

찬양 선율에 당신 미소를 태우고 
당신 어깨에 기대어 생각에 잠깁니다.
때론 늘어진 어깨,
때론 무거운 발걸음
때론 고통의 신음소리
때론 혼자만의 흐느낌
뿜어져 나오는 긴 한숨소리
순간 순간마다의 안타까움 모두를
당신 앞에 모두 내려놓았습니다.

힘들고 무거운 짐 함께 하는듯 마는듯
덜어주기보다는 차라리 무심한 그대
그대를 탓하기보다 무정한세월을 한 두 번 탓한 것이 아니었지만
노년 언덕에 올라 내려다보니 무지한 이 속알머리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덜어내어 키우지 않고
무거운 나의 짐을 함께 지고 걸어온 사람
다른 모양새를 한 듯 같은 모양새
다른 생각인 듯 똑 같은 생각
내 이름 부르는 당신의 인자한 목소리
그 음성이 아련히 내 가슴에 파고 들어옵니다.
짧은 음성 만으로도 무작정 그대 안에 뛰어들어 안기고싶은
마음의 충동이 용솟음 칩니다.
주인의 주인 되신 님이여 내가 당신을 사랑합니다.


2016년 7월 15일 금요일

새로 쓰는 에세이



우리들의 이야기

 

어둠이 깔리기 전 저수지 길모퉁이에 온종일 비바람 맞고 덩그러니 피어있는 장미를 만났다. 그 아름다움은 중년의 단아하고 중후한 여인을 보는듯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꽃에 비유한다. 측은하게까지 비친 비에 흠뻑 젖은 장미꽃을 사진으로 남기기는 하였으나 아무리 보아도 물감으로 그려진 것 같은 모양이다. 빨간빛도 분홍빛도 그렇다고 노랑 빛도 아닌 물감을 뒤섞어 놓은 듯 야성의 매력을 지닌 장미를 만나게 되어 한동안 기쁨 안에 서서 바라보았지만, 한편으로는 꽃잎이 떨어질 듯 말 듯한 모양이나의 일생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밀려와 콧등이 시큰해졌다.

어느덧 황혼길 나의 이야기를, 아니 우리들의 이야기를 끄적끄적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