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 궁전
아침햇살이 잠시 머물다 빠져나간 좁다란 골목길
낮이나 밤이나 침침하고 눅눅한 담벼락 틈 사이
집없는 설음딪고 노숙으로 5식구 옹기종기 모였다.
꿈인 듯 아닌 듯 부정할 수 없는 생존 현실
척박한 환경 속에 내던져진 신세
이대로 가려지기엔 너무 아름다운 삶
삶의 터전이 이곳이길 원치 않았겠지만 어찌하겠는가!
기도하는 마음으로 일렬종대 줄을 세웠으리라.
살고 싶다고, 살아남아야 한다고 정신줄 놓치지 않으려는듯 꼿꼿이 서있다.
설마 어느 몹쓸 손길이, 잔인한 발길이 해코지야 하겠냐만
바람 불면 춤추고 비 오시면 목욕하면서
우리 사랑 봄과 함께 시작하자
있는 듯 없는 듯 그 자리에 있어 주렴
너를 지켜주고 싶다.
내일은 (노숙 궁전)이라는 작은 문패를 달아주련다.
